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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지.”

“저희 얼굴, 제대로 기억하고 계셨어요?”

“대, 대강은….”

“지금 거짓말하셨죠?”

으… 날카로운데.

“그게 아니라, 두 사람 다 굉장히 예뻐져서 순간 못 알아본 거야.”

“어머~, 외삼촌도 참. 저희한테 빈말하셔 봤자 아무것도 안 나와요~.”내가 생각해도 멋진 대답이었는데 반응한 사람은 미우뿐이다.

장녀는 여전히 무뚝뚝한 얼굴로 ‘입에 발린 소리 하고 있네’라는 듯 이쪽을 힐끔 흘겨봤다. 하긴, 여자를 대하는 내 능력은 겨우 이 정도겠지. 흑흑.

“삼춘, 히나는, 히나는~?”

“그래, 히나도 예뻐졌네.”

“에헤헤~♪”

몸을 쑥 내민 조카의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데 누나…. 엄마랑 아빠는? 안 보이는 것 같은데….”

누나가 되도록 빨리 오라고 해서 다소 이른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이렇게 오전 중에 찾아온 것이었다.

“아빠랑 유리 아줌마라면 나간 지 벌써 한참 됐는데요?”

“뭐어? 정말로?”

나간 지 한참 됐다니, 몇 시에 집을 나간거야?

아이들 세 명만 놔두고 나가다니, 대체 어떤 볼일이지?

“곤란하네. 불러서 오긴 했지만 내가 뭘 하면 될지 모르겠는데….”

“그 문제라면 괜찮아요. 외삼촌은 이 집에 있어 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뭐…? 그래?”

“네!”

미우의 말에 의하면, 이 근방은 도심이라서 세일즈맨이나 수상한 권유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애들 아바는 딸들을 놔두고 집을 비우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한다고.

그런 이유로 일단은 어른인 내가 집에 있는 것으로 아빠도 조금은 안심할 수 있나 보다.

“그러니까 외삼촌은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쉬고 계세요. 아, 맞다. 배 안 고프세요? 좀 이르지만 점심 만들게요.”

그렇게 해서 점심은 미우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

온순하고 눈치가 빠른데다 무지하게 예쁘다…. 이건 뭐, 아빠가 걱정하는 마음도 아주 잘 이해가 되네.

그렇게 생각하니 집 지키는 개 취급 받는 것은 백보 양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난 누나가 돌아올 때까지 이 집에서 멍하게 있으라는 소린가?

이 완벽한 원거리 출장을 혼자서 보내야 하다니…. 거실 말고는 이동하기도 위험해 보이고.

“할 일이 없다는 것도 힘들겠다….”

어쩌면 좋을지 몰라 소파에 힘껏 몸을 던졌는데 장녀인 소라와 눈이 딱 마주쳐 버렸다.

“흥!”

또냐…. 아니, 그야 여자애가 옷 갈아입는 장면을 본 건 미안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몇 번이나 사과 했고, 애당초 그건 불의의 사고였으니까…. 그래, 일단은 더 이상 나를 싫어하지 않도록 조심이나 해야지.

“삼춘, 삼촌!”

“으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