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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비록 말도 하고 움직이며 인간 형
상을 하고 있지만 단순한 사물인데"
"바보 갑은 소리 좀 그만 해. 이들은 사물이 아냐 그리고 그런
뜻에서의 죄책감도 아니고. 물론 그것도 없진 않지만, 그것과는
다른 거야" :
휴우, 한숨을 토하고….
"이 녀석들을 저주한 건 우리 인간들이라고.”
검을 쥔 손에 힘을 담았다.
"이렇게 된 건 우리 때문이야. 우리가 멋대로 저주로 점철해놓
은 거지. 아마 내가 반대 입장이었다면 인간이 죽도록 싫었을 거
야.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냐고 힘껏 외치고 싶었을 거야. 하지
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소한 나를 싫어해도 좋으니 인간을
의지해 여기까지 온 이들을 돕고 싶어. 최선을 다해서.”
옛날에는 확실히…. 하지만 지금은 좋아해요, 진심으로….
그런 작은 목소리가, 뭔가 꾹 참는 듯한 목소리가 검으로부터
나지막이 들려온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녀석들이 인간도 아직 다 썩은 건 아니구나, 인간이
돼서 참 다행이다, 라고 정말로 조금이라도 생각해 준다면 좋은
거잖아. 정말 미미하지만, 용서받은 기분이 들잖아! 물론 착각이
지. 알아! 인간 전체의 속죄는 안 돼. 그래도 최소한 그 죄를
인간인 나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벌거벗은 죄로만 남을 뿐이야!
무의미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 결국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그러면 안돼?"
생각나는 대로 고함을 지르듯 끝까지 말했다. 피비의 답변은 노
여움도 아니고 무시하는 웃음소리도 아닌….
"불쾌해’
그저 단순한 혐오였다. 씩은 음식물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초리
로 그녀는 다시 구토를 했다.
"우웨엑! 소년. 미안하지만 방금 그 말로 당신은 워스와 동등한
쓰레기로 등극했어요. 아아, 불쾌해. 이런 건 소름끼쳐. 정말이지
구역질나!"
더 이상 도끼의 욕구를 억누를 수 없게 된 것처럼 피비가 다시
접근해 왔다. 하루아키는 다시 그녀와 페어로 춤추지 않을 수 없
었다. 상대의 공격에 허점은 있었다. 그러나 그곳을 파고들면, 피
비가 부상을 입는 순간에도 날아들 자동 공격에 자신들도 결코 무
사하지 못할 터였다. 잘해 봐야 공멸. 이대로 버티더라도 체력이
바닥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루아키가 의식적으로 잊으려 했
던 부정적 요인이 그 존재감을 더해 가고 있었다. 족쇄가 풀린 것
처럼 왕성해지기 시작한 팔의통증.
폐가 공기를 요구하며 답답하게 옥죄여 왔다. 심장이 날뛰고 근
육이 과부하로 비명을 질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