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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뇌가 멋대로 암흑의 미래를 상상한

다. 그리고 모든 것이 시종일관 악화되고 있었다. 악화, 악화, 악

악악화.

전장, 어떻게 해야….’

타개책을 찾는다. 그러나。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귓가에

서 강철이 서로 부닺치는 소리만 들려왔다. 킹캉, 강캉! 끝없이 이

어졌다.

마치 무도회의 폐막을 고하려는 불길한 종소리처럼.

피아는 보고 있었다. 그가 슴을 거칠게 몰아쉬고 땀을 흩날리며

목숨을 걸고. 검을 부딪치는 광경을.

그럼 나는? 멍하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호흡은 평정. 땀은 미량. 물론 목숨도 걸고 있지 않다.

"정녕이래도 되는 걸까- ？’

자문한다. 괜찮을 리 없다. 그들이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지,

그 답이 웅변적으로 말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뇌리에 울려 퍼지는 것은 꼴 보기 싫은 계집의 목소리.

절대로 싸우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너무 위험해요.

쉽사리 이성을 상실히는 자신을 떠올릴 때마다, 침입자에게 쏟

아 부었던 살의를 떠올릴 때마다, 하루아키를 죽일 뻔했던 자신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뻐거덕거렸다.

‘그런 일은 절대로 더 이상은 싫어. 하지만….’

자신은 위험하다. 위험한 존재다. 그러나 이해는 해도 납득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 납득 따위가 가능할 리 없었다. 무관한 녀석

둘이 싸우고 있는데, 그 원인인 자기 혼자만 태평하게 있다니. 한

심하다. 이 안온함을 부정할 수 있는 긍지 정도는 있다. 의지를 가

진 존재로서의 긍지는 있다. 그래도… 움직여서는 안 된다. 위험

성율 이해하고 있으니까.

"위힘하다고? 큭! 그러는 젖소가 훨씬 더 위험하잖는가. 그런 눈빛

까지 하는 녀석인데….”

자신을 비웃듯 별로 의미 없는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그 순간,

무의식적으로 내밸었던 독백이 다람쥐 챗바퀴 돌던 사고를 중단

시켰다.

젖소도 위험하다. 그런데 왜 나만, 자신만 이런 곳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