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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굉장해요! 어젯밤에도 쓰러졌다가 낮에는 괜찮아졌었는데, 또 이렇게 돼서…!부탁이에요, 살려 주세요!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뭐든지 할 테니까요!"

"오빠인가? 좀 침착하고, 우선은 문진표랑 보험증을 내 주겠니?"

"그렇게 꾸물대다가 소라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요! 얼른 의사 선생님을 부탁해요! 정말로 부탁합니다!"

"아, 아니, 그러니까 말이야."

"당장, 어떻게 안 될까요? 의식도 별로 없어서요!"

아, 정말 이야기가 안 통하는 사람이네!

"이야기가 안 통하는 사람 같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 이쪽이라고, 어휴! 꼭 타카나시 씨네 아버님 같네…. 어머머? 그 아이는 타카나시 씨네 소라잖아?"

"네?"

"도대체 대기실이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

카운터 끝에 있던 문에서 흰 가운을 입은 초로의 남자가 나왔다.

"의사 선생님이세요?이시죠?"

이 상황에서 흰 가운을 좋아하는 코스프레 영감이라고 하면 용서치 않을 거야!

"저희 소라 좀 진찰해 주세요! 아까 쓰러졌거든요! 어쩌면 심각한 병일지도 몰라요!"

"일단 오빠는 진정하고, 병원이니까 우선은 접수가 필요하다고하고 싶지만…. 소라는 아기였을 때부터 진찰해 왔으니까 특별히 봐주지."

할아버지 의사는 그렇게 말하고 히죽 웃었다. 그리고 천천히 내 품안에 있는 소라에게 손을 뻗어 입을 커다랗게 벌리게 해서 목안쪽을 들여다보았다.

"보자,아~."

이 영감이 우리 조카한테 갑자기 뭐하는 거야!!

"편도선이 부어 있군. 이건 아마도 그거다."

"뭐, 뭔데요?"

"-단순한 감기지."

"네?"

입이 딱 벌어졌다.

"그, 그렇지만 갑자기 비틀거리다가 쓰러졌고, 열도 굉장한데요!"

"편도선이 부으면 고열이 나고, 열이 나면 어지러운 법이지. 그리고 갑자기라고 하는데, 그건 1~2분 만에 급변한 게 아니라 뭔가 무리를 해서 잠깐 빈혈을 일으킨 걸게다. 그랬던 기억은 없느냐?"

"…그게, 음?"

그렇다면 소라가 잘 거라고 침대로 돌아간… 그때부터 열이 올라 있었다는 건가?

그리고 갑자기 일어난 데다 큰 소리를 쳐서….

"소라, 어떤 상태인지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

"…으 …으으."

품안에서 소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라! 괜찮아?"

"…응, 괜찮아."

거칠게 숨을 쉬면서도 똑바로 대답했다.

"우선 정확하게 진단할 테니 소라를 진찰실로 옮겨 주겠느냐?"

"알겠습니다!"

소라의 몸을 단단히 끌어안고 백발의 할아버지 의사를 뒤따라갔다.

병원 문이 다소 거칠게 열린 것은 그로부터 십 몇 분 뒤의 일이었다.

"언니는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