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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다. 정론이어서 그런 것은 당연했고, 실제로 그 아이들을 이토록 신경 쓰게 하고 많은 것들을 참게 만들었던 것이다. 잘난 체하며 보호자라도 된 양 아이들을 지켜 왔다고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내가 분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고모가 무슨 편지 같은 것을 테이블 위로 내밀었다.

“이건…?”

“하나는 타카나시 가의 연락처. 또 하나는 내가 아는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아동 시설의 연락처란다.”“아동… 시설이오?”

“상담을 해 봤더니, 일단 의무교육이 끝날 때가지는 아이들이 함께 있을 수 있도록 해 주신다고 하더구나. 고등학교부터는 그럴 수 없지만.”

고모는 지금까지 본 중에서 가장 상냥한 얼굴을 했다.

“나도 타카나시 가의 사람들도 솔직히 말해서 금방 포기할 줄 알았단다. 하지만 벌써 두 달이나 너는 노력했어. 충분히 모두가 너한테 감사하고 있고, 그건 그 아이들도 마찬가지겠지. 이제 슬슬 그만 고집 부릴 때도 되지 않았니?”

타이르기 위해 말을 골라서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넌 아직 열아홉 살 어린애일 뿐이야. 물론 그 나이에 부모가 돼서 훌륭하게 아이를 기르는 사람도 있긴 하겠지. 그렇지만 그건 간단한 일이 아니야. 네가 지난 두 달 동안 유리 부부가 사 준 것 말고 다른 옷을 그 아이들에게 사 준 적 있니?”아마도 속옷과 싸게 팔기로 소문난 옷가게에서 히나의 옷을 사준 정도였다.

“어린아이가 성장하는 데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단다. 알겠니?너는 충분히 노력했어. 네가 노력해 줬기 때문에 세 사람을 맡아 준다는 시설을 찾을 수 있었던 거야.”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고모가 생각하며 말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져 왔다.

나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소라가 동아리를 그만두고, 항상 웃고 있던 미우가 빈혈이라니….

난 얼마나 한심한 보호자였던 걸까.

누나한테 면목이 없었다. 매형에게도.

무린인 걸까?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그 말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늘린다 해도, 요리를 배운다 해도… 나로서는 그 아이들의 버팀목이 될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 두 달 동안 경험했던 많은 일들이 마음속에 오갔다.

그래.

그랬던 거구나.

응석을 부리고 잇던 것은 내 쪽이었다. 그 아이들이 없어진다는 것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아이들이 없었다면… 누나가 없어져 버린 사실에, 외톨이가 돼 버린 사실에 견디지 못했던 것은 내 쪽이 아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한테는 침통해 할 시간조차도 없었다. 바빴고, 그저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쩌고 있었을까.

단 하나뿐인 육친을 잃은 나는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었을까.

놀라서 정신이 아찔해져 있는 내게 고모가 쐐기를 박았다.

“이건 지금 건네주마.”

꺼낸 것은 서류 다발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