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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그 정도는 찾아봤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세 자매의 보호자로서 제구실을 못하는 거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반성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한심한 나였지만, 그런 나를 의지하고 있는 소라가 품안에 있었다. 소라를 살려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야만 했다.

"병원…! 의사 선생님! 어디 있는 거야?"

집을 뛰어나오긴 했지만, 이 길을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가? 아니면왼쪽인가?

이곳은 도심의 한가운데였다. 구급차를 부르는 것보다 가까운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이 단연 빨랐다.

내가 입술을 악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을 때였다.

"거기까지야! 이 야수 같으니!"

"뭐?"

느닷없이 여자애가 눈앞을 가로막고 섰다. 앞집 사람이었다.

"그 아이를 놔줘, 이 짐승아!"

"마침 잘됐다. 가르쳐 줘! 여기서 제일 가까운 병원은 어디지?"

동시에 내뱉은 목소리가 겹쳐졌다.

"…네?"

"그러니까 병원!"

이 아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건 신경도 쓰이지 않았다.

"그,그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그 아이를 마수에….으음?"

"이야기는 나중에 들을 테니까. 지금은 병원에 어디 있는지나 가르쳐줘! 소라가 열이 심하다고! 부탁이나까 어서!!"

소라의 몸을 부둥켜안은 채 안면 있는 여고생을 다그쳤다.

"아… 그, 그게, 그러니까… 으음,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병원이 있는 장소! 오른쪽?왼쪽? 어느 쪽이지?"

"그게 아니라, 그 아이를 어쩔 셈…."

"병원에 데리고 갈 거라고 하잖아! 부탁이니까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세요!"

소라의 무게에 아스팔트의 감촉이 맨발바닥에 둔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도 없었고 그저 소라가 걱정될 뿐이었다.

"하아…, 하아…."

소라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괴로운 듯한 호흡이 가슴을 죄어 왔다.

부탁이니까, 어서 병원이 있는 장소를 말해 줘!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던 여자애가 나와 소라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고 나서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벼, 병원이라면 이 길을 곧장 가서 술 가게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으음, 왼쪽으로 도는 표시는…. 어, 어쨌든 그다음에는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들여다보면 간판이 걸려 있는 곳이 있을 테니까!"

"곧장 가서 술 가게에서 오른쪽! 그다음에는 왼쪽으로 나 있는 길에서 병원 간판이 보인다는 거지?"

"네, 네!"

"고마워!"

나는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곧장 가서 오른쪽, 그리고 왼쪽.

나는 인생에서 최고 속도 기록을 확실히 갱신하며 달리고 있었다.

소라의 몸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이런 몸으로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 주고 있었구나.

소라의 건강이 나빠진 것만으로 이렇게 불안해지다니.

나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때, 희미한 신음이 들렸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