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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우연히 같은 나이에 우연히 생일이 똑같고 우연히 혈액형이 똑같을 뿐인 일반 서민이다.

유카는 다른 세상에서 그토록 반짝거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나 같은 애랑 같이 있다.

운명이란 도대체 뭘까?

뭘까?

“-또 그런 표정을 짓고 있네.”

“어?”

유카의 목소리를 듣고 코마치는 퍼뜩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당황해서 앞을 보니 유카의 모습이 없었다.

“이족이야.”

그녀는 코마치의 왼쪽에 둥실둥실 떠 있었다.

“졸려?”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조금.”

“조금?”

“아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아니. 그렇게 말하면 더 신경 쓰이잖아. 말-해, 말-해.”

유카는 떼쓰는 아이처럼 공중에서 팔다리를 바동거렸다.

이것은 완벽히 연기였다.

“자, 잠깐, 그만해! 꼴불견이야.”

알고 있으면서도 코마치는 말리려고 했다.

게다가 깜박깜박 잊고 있지만 유카는 코마치에게만 보이는데.

“그럼 얘기해줘.”

생긋 웃는 얼굴로 보채는 유카.

으....

“-유카, 유카에 대해서 생각했어! 아이, 참! 창피하게!”

스스로 말해놓고 코마치는 순식간에 귀까지 새빨개지고 말았다.

“진짜? 기쁜 말을 해주네, 코마치. 과연 내 친구!”

그녀는 천진무구하게 웃었다.

정말로 기쁜 듯이.

텔레비전 속과 똑같지만 조금 다른 그녀의 웃는 얼굴. 어쩌면 나만이 그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코마치까지 히죽 웃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슬프기도 했다.

왜냐하면 유카는 이미 죽어버렸으니까.

“자, 잠깐, 뭐니?”

“어?”

코마치를 보면서 유카가 엄청나게 난처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표정이 왜 그래? 울든지 웃든지 둘 중에 하나만 해.”

“아, 미, 미안!”

코마치는 황급히 얼굴을 팔로 가렸다.

그러자-.

“야, 이노우에! 괜찮아?!”

유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남자아이였다. 이 목소리는....

“아, 아오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