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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알아들었을 리도 없지만, 리자드맨-Lv.82의 몬스터 《리자드맨 로드》는 가늘고 긴 턱에 나 있는 뾰족한 이빨을 꺼내며 후루루 하고 웃었다.

현실이다. 이 세계의 모든 것은 현실. 가상현실이라던가 가짜 따위는 하나도 없다.

나는 오른손에 쥔 한손용의 롱소드(양인직검兩刃直劍)을 내 몸 중앙에 평행으로 이동시켰다.

리자드맨도 왼손에 쥔 버클러를 들고 오른손으로 시미터를 뽑았다.

어둑어둑한 미궁의 통로에, 어딘가에서 찬 바람이 불어와 벽의 횃불을 흔든다.

축축한 바닥은 그 빛을 반사하고,

“크라아아!!”

소름끼치는 비명과 함께 리자드맨 로드가 바닥을 박찼다. 시미터가 날카로운 호를 그리며 나에게 날아온다. 공중에 선명한 오렌지색의 궤적이 그려진다. 곡도(曲刀)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상위 소드스킬, 단발 중重공격스킬《펠 크레센트》. 0.4초동안 4미터의 거리를 공격하는 무서운 돌진형 스킬이다.

하지만, 나는 벌써 공격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 상황이 되도록, 일부러 거리를 벌려놓아 적 AI를 유도한 것이다. 코 앞 수 센티의 거리를 시미터가 지나가며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을 의식하며 낮은 자세로 리자드맨과의 거리를 좁힌다.

“세앗!”

짧은 기합과 함께 오른손의 검을 횡으로 긋는다. 물색의 라이트이펙트를 머금은 날이 얇은 배를 파고들어 혈액 대신에 선홍색의 광선을 흩뜨린다. 기앗, 하는 짫은 비명.

하지만 나의 검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나의 모션에 따라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움직임을 어시스트하여 보통은 낼 수 없는 속도로 다음 일격을 연계시킨다.

이것이 이 세계에서의 전투를 결정하는 최대 요소, 《검술=소드스킬》이다. 좌에서 우로 속도를 냈던 검이, 다시 리자드맨의 배를 가른다. 나는 그 상태 그대로 몸을 한바퀴 회전시켜, 3타째로 적을 더욱 깊이 베었다.

“우구루루아앗!!”

리자드맨은 큰 기술을 받은 뒤의 반동이 풀리자마자 노성 또는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오른손의 시미터를 하늘 높이 쳐들었다.

하지만 나의 연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오른쪽으로 휘두른 검이 갑자기 탄력을 얻은 듯 갑자기 가속하더니 왼쪽 그리고 위로 휘둘러지면서 적의 심장- 크리티컬 포인트를 직격했다.

총 사 회의 연계공격과 함께 나의 주위엔 정방형으로 그려진 물색 빛의 선이 흩어졌다. 수평사연격 소드스킬인 《호리존탈 스퀘어》.

선명한 라이트이펙트가 미궁의 벽을 강하게 비춘 후 사라졌다. 동시에 리자드맨의 머리 위에 표시된 HP바도 점 하나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

간 단말마를 남기며 뒤쪽으로 쓰러져가는 녹색의 거구가 부자연스런 각도로 정지하며-

유리조각을 깨는 듯한 큰 음성과 함께 미세한 다각형의 파편이 되어 사라졌다.

이것이 이 세계의 《죽음》이다. 즉시, 그리고 간단히. 일절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 완전한 소멸.

시계 중심에 보라색 폰트로 표시되는 가산 경험치와 드롭된 아이템 리스트를 훑어보고, 나는 검을 좌우로 휘두르고 등의 검집에 넣었다. 그대로 몇 보 뒤로 걸어 미궁의 벽에 등을 댄 채로 서서히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참고 있던 숨을 크게 뱉어나고 눈을 감았다. 긴 시간 동안의 전투로 인한 피로 때문인지 몸이 아파왔다. 몇 번 크게 머리를 흔들어 통증을 쫓아내고 다시 눈을 떴다.

시계 오른쪽 아래에 작게 반짝이는 시각 벌써 오후 세 시를 지나있었다. 이제 슬슬 미궁을 나가지 않으면 어두워지기 전까지 마을까지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갈까”

누가 들을 리도 없건만 조용히 중얼거리고, 나는 느긋하게 일어섰다.

하루분의 《공로》의 끝. 오늘도 어떻게든 사신의 손길을 피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방에 돌아가서 짧은 휴식을 취하면 다시 내일의 싸움이 기다린다. 아무리 안전장치를 준비한다 해도 승리율이 100%가 아닌 전투를 무한히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운명의 여신에게 배신당할 때가 오겠지.

문제는, 내가 스페이드의 에이스를 뽑기 이전에 게임이 《클리어》되느냐 마느냐이다.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안전지역에 있는 마을로부터 일보도 나가지 않고, 끝까지 누군가가 클리어해줄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매일 최전선에서 솔로로 싸우기를 반복해, 죽음의 위험과 함께 스테이터스를 강화해가는 나는, VRMMO(Virtual Reality MMORPG)에 뼛속까지 잡혀버린 중독자인가, 아니면-

불경하게도 자신의 검으로 세계를 해방시키자고 생각하는 왕바보녀석인걸까.

자신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듯한 조롱의 웃음을 살짝 지으며 미궁 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하며, 나는 그 날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2년 전

모든 것이 끝나고, 또 모든 것이 시작된, 그 순간을.

【2】

“우옷..토리얏..우히엣!!”

기묘한 고함소리에 맞춰 엉망진창으로 휘두른 검이 단지 공기만을 가른다.

직후, 거체 주제에 민첩한 움직임으로 검을 회피한 청멧돼지가 공격자를 향해 무식한 돌진을 했다. 평평한 코의 면에 맞아 초원에 뒹굴뒹굴 구르는 그를 보고 나는 웃음소리를 높였다.

“아하핫, 그게 아니라고. 중요한 건 처음 동작이야, 클라인”

“아파.. 저자식이...”

맞은 뒤 일어난 공격자- 파티멤버인 클라인은 나를 찌릿 하는 눈으로 보고 나서 불평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런 말을 해도 말이야, 키리토... 저녀석 움직인다고”

빨간 머리를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