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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도 있어?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

나, 뭐 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고!

그래도-.

왠지 부르는 것 같았다.

그 방울 소리가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토이로와 걷던 큰길에서 다른 좁은 길로 들어선 지 잠시 후.

새하얀 여자아이의 뒷모습을 따라잡았다.

“-있다!”

여자아이와 검은 고양이가 거의 동시에 뒤돌아보고는 웃었다.

그런 것 같았다.

“......응......., 어?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바로 몇 미터 앞에서 그 흑백의 모습을 포착했는데.

“...쿠로사키?”

완전히 다른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곱슬거리는 블론드.

상투를 틀 듯이 묶은 앞머리와 동그란 이마.

커다란 푸른 눈.

“저 애 집이 이 근처인가? 아니, 난 또 무슨 추리를 하고 있는 거야?”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작은 헌옷 가게와 장신구 가게들이 있었다.

저녁 시간이라 이 좁은 길에도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다녔지만 끝내 새하얀 색과 새까만 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놓쳤어...?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그런 건 없었...다거나.”

어느샌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일이 없어졌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 ‘힘’의 역할은 끝났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이 병든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 탓으로 그녀가 목숨을 잃을 뻔한 장면을 ‘본’ 마코토는 그녀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그때 이후로는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때문에 방금 전의 그 광경은 ‘보았다’고 착각한 것일 뿐인지도 몰랐다.

오늘 아침 일어나기 전에 꾼 꿈 때문에.

만약 그렇다면 역시 착각 탓인가?

“뭐... 아무렴 어때.”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마코토는 못 말리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일단-.

최근 알게 된 묘하게 걱정되는 소녀에게 주의를 돌렸다.

치수가 맞지 않는 교복이 몸에 겉도는 것 같은 쿠로에는 아직 마코토를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항상 마코토가 쿠로에를 먼저 발견했다. 마치 뭔가에 인도를 받듯이.

“...내 지나친 생각인가...”

쿠로에는 뒷모습을 보인 채 강동강동 걷고 있었다.

가냘픈 뒷모습이 조금씩 멀어져갔다.

“쿠로사키-!”

그녀는 늘 그렇듯이 헤드폰을 끼고 있었지만 마코토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름을 불렀다.

왠지 그런 것은 신경 쓰이지 않았고 부르면 돌아봐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자 그녀가 움찔 반응하고 멈춰 섰다.

일순 흡사 강아지가 귀를 쫑긋 세우는 것처럼 보여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로 들은 것 같았다.

우연히 곡과 곡 사이의 무음 상태였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볼륨을 조금 작게 해서 듣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기뻤다.

그리고 쿠로에는 빙그르르 돌았다.

커다란 눈동자가 재빨리 마코토의 존재를 인식했다.

표정이 확 바뀌었다.

...그런 것처럼 보였을 뿐 실제는 거리가 멀어서 잘 알 수 없었지만. 하지만 쿠로에는 마치 주인이 던져준 공을 물고 돌아오는 개처럼 마코토에게 다다다 뛰어왔다.

“안녕?”

마코토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살짝 어깨로 숨을 몰아쉬면서,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가 ‘안녕?’ 이라고 인사할 때는 ‘응!’ 이라고 대답하는게 아니잖아. 그렇게 대꾸할 뻔했지만 반대로 그녀답다고 생각하며 말을 삼켰다.

“뭐 해? 쇼핑?”

마코토가 물었다.

“아니.”

쿠로에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누구하고 만나기로 약속했어?”

“아니.”

한 번 더 쿠로에는 고개를 저었다.

요컨대 ‘특별한 용건은 없이 그냥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는 뜻이다.

쿠로에와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쿠로에의 반응이 나타나는 의미를 조금씩 알 수 있어서 나름대로 즐거웠다.

이 거리에는 볼 곳이 많았다. 언뜻 비슷비슷해 보이는 헌옷 가게와 장신구 가게라도 분위기는 제각기 달랐고 팔고 있는 물건들도 달랐다.

쿠로에는 외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