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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지 않았는걸. 안 좋은 기억도 없어. 난 너희를 만나서, 너희를 도와주게 돼서 정말 기뻐. 아직도 난……，슬리핑 나이츠에 들어가고 싶어.”

"……아아……."

유우키의 숨결과 가녀린 몸이 한순간 크게 떨렸다. "나……，이 세계에 와서, 아스나와 만나서, 정말 기뻐……. 그 말만으로도 충분해……, 충분해. 이젠……, 만족했어……."

"……."

“그럴 순 없어.’’

짧게 대답하고 아스나는 유우키의 머리에 뺨을 비볐다.

"폐라고 요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는걸. 안 좋은 기억도 없어. 난 너희를 만나서, 너희를 도와주게 돼서 정말 기뻐. 아직도 난……，슬리핑 나이츠에 들어가고 싶어.”

유우키의 숨결과 가녀린 몸이 한순간 크게 떨렸다. "나……，이 세계에 와서, 아스나와 만나서, 정말 기뻐……. 그 말만으로도 충분해……, 충분해. 이젠……, 만족했어……：'

아스나는 유우키의 두 어깨에 손을 대고 살짝 몸을 떼었다. 젖은 것처럼 빛나는 보라색 눈동자를 코앞에서 들여다보았다.

“아직……, 아직 안 해본 게 많이 있잖아? 알브헤임에서도 가보지 않은 곳이 얼마든지 있을 테고……，다른 VR 월드도 포함하면 이 세계는 무한히 넓은걸. 그러니까 만족했다는 말은 하지마……."

단어를 고르며 열심히 말을 걸었지만, 유우키는 어딘가 먼 곳을 보듯이 눈의 초점을 흐리며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지난 3년 동안……, 우린 다양한 세계에서 다양한 모험을 했어. 그중 마지막 한 페이지는 아스나와 함께 만든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하지만……，있잖아? 아직……，해보고 싶은 것, 가보고 싶 은곳……."

유우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 그 순간 눈앞의 소녀가 아침 안개 너머로 사라질 것만 같아 아스나는 필사적으로 입을 놀렸다. 그러자 유우키는 문득 시선의 초점을 아득한 곳에서 아스나의 얼굴에 맞추더니, 보스 공략 때 몇 번인가 보여주었던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지었다.

"그러게……ㅡㅡ 난 말이야, 학교에 가보고 싶어.”

"하……학교?"

"가상세계 학교에는 가끔 가지만, 어쩐지 조용하고 깨끗하고 너무 예의발라서 말이지. 아~주 옛날에 다녔던 곳처럼, 진짜 학교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

다시 한 번 눈을깜빡이며 웃더니,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움츠린다.

"미안해, 억지를부려서. 아스나의 마음은 정말 기뻐. 하지만 정말 만족했어，난……."

“ㅡㅡ갈수있을지도.”

“......어?"

유우키는 눈을 깜빡이며 아스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떤 기억을 열심히 되살려내면서, 아스나는 다시 한 번 말했다.

"갈수 있을지도몰라……，학교."

ㅡㅡㅡㅡㅡ10ㅡㅡㅡㅡㅡ

다음 날인 1월 12일 오후 12시 50분, 제2교사 3충 북쪽.

점심시간의 소음이 어렴풋이 들리는 전산실에서, 아스나는 등을 쭉펴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블레이저 타입의 교복 오른쪽 어깨에는 가느다란 하네스로 고정된 직경 7센티미터 정도의 돔형 기계가 얹혀 있었다.

베이스는 알루미늄 절삭 재질이지만, 돔 부분은 투명 아크릴이라 그 내부에 담긴 렌즈 장치가 엿보였다. 베이스의 소켓에서는 두 개의 케이블이 뻗어나와, 한 가닥은 아스나의 윗옷 주머니에 담긴 휴대단말에, 또 한 가닥은 근처의 책상에 자리잡은 소형 데스크톱 PC에 접속되어 있었다.

PC 앞에선 카즈토가, 그리고 그와 같은 메카트로닉스 과목을 수강하는 두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조금 전부터 이것저것 주문 같은 말을 나누고있었다.

"내가 뭐랬어, 이래선 자이로가 너무 민감해진다니까. 시선 추적성을 우선하려면, 이 패러미터에 조금 더 유격을 둬야……."

"하지만 그랬다간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있을 때 랙이 생기지 않을까?"

"그건 최적화 프로그램의 학습효과에 기대할 수밖에 없어，카즈."

"저기，키리토군. 아직 멀었어~? 점심시간다 끝나겠어~."

30분 넘게 자세를 고정한 아스나가 초조한 나머지 그렇게 말하자, 카즈토는 끙끙 신음하며 고개를 들었다

“일단 초기설정은 이걸로 마치자. 어ㅡ유우키, 들려요?"

아스나가 아니라 돔 장치에 카즈토가 말을 걸었다. 그러자 금세 기계에 장치된 스피커에서 귀에 익은 <절검> 유우키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렸다.

『네~. 잘들려요~.』

"됐다. 그럼 이제부터 렌즈 초기설정을 할테니까, 시야가 또렷해지면 말해주세요.”

『네, 알았어요.』

아스나의 어깨에 얹힌 반구형 기기는 속칭《시청각 쌍방향 통신 프로브》라 불리는 것으로, 카즈토네 동아리가 올해 초부터 계속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테마였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뮤스피어와 네트워크를 통해 현실세계의 멀리 떨어진 곳과 시각, 청각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치다. 프로브 내부의 렌즈와 마이크로 받아들인 데이터는 아스나의 휴대단말을 통해 네트워크로 송신되며, 요코하마 코호쿠 종합병원의 메디큐보이드를 경유해 전용 가상공간에 풀 다이브한 유우키에게 도달하는 시스템이다. 렌즈는 돔 내를 자유로이 회전하며 유우키의 시선 움직임과 싱크로해 영상을 볼 수 있다. 유우키는 지금 자신의 몸이 10분의 1 정도로 작아져 아스나의 어깨에 올라탄 것처럼 느낄 것이다.

전부터 이 연구의 테마에 대한 푸념을 들었던 아스나는, 유우키가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을 때 곧바로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오른쪽 어깨에서 렌즈가 초점을 조정하는 모터 소리가 위이잉 들리다가，유우키의 ‘그만’이라는 목소리와 동시에 멈췄다.

"좋아, 이제 끝났다. 아스나, 일단 스태빌라이저를 달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피해줘. 목소리도 너무 크게 내지 말고. 속삭이는 정도도 충분히 전해지니까.”

"네, 네."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늘어놓는 카즈토에게 등을 쪽 펴며 대답하고, 아스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카즈토가 PC에 접속된 케이블을 뽑자, 곧장 어깨의 프로브를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유우키. 먼저 학교를 안내해주려고 했는데, 점심 시간이 다 끝났지 뭐야."

금세 소형 스피커에서 유우키의 목소리가 들렸다.

『괞찮아. 수업 견학하는 것도 정말 기대돼!』

"오케이. 그럼 우선 다음수업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가자.”

벼락치기로 프로브의 설정을 하는 바람에 약간 피곤해 보이는 카즈토를 비롯한 세 사람에게 살짝 손을 흔들고, 아스나는 전산실을 나왔다.

복도를 걷고 계단을 내려가 교사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건너면서도, 유우키는 무언가를 볼 때마다 우와우와 환호성을 질렀지만,【교무실】이라는 플레이트가 붙은 문 앞에 서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왜 그래?"

『어……，난 옛날부터 영 질색이었거든……，교무실이.』

"후후후, 괞찮아. 이 학교엔 선생님답지 않은 선생님들 밖에 없으니까.”

웃음을 섞어 그렇게 속삭이고, 아스나는 힘차게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시, 실례합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인사와 동시에, 안으로 들어가 성큼성큼 책상의 대열을 가로질러 나아간다.

5교시 과목인 현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