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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에 살아남은 자들 사이에서 경악과 공포의 비명이 울렸다.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한 거야?!"

"아무것도 안 보였어! 무슨 짓을 한 거야!"

탐지기는 분명히 그 순간을 포착하고 있었다.

문제의 두 척과 켈리의 배는 서로를 향해 날아가다 마치 스쳐지나간 것처럼 보였다.

미사일을 발사한 기척은 없다. 포격전에 반드시 나타나는 에너지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해서 두 척의 전함을 파괴한 건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라면 저 남자가 자신의 생명과 배를 희생해 육탄돌격을 감행했을 가능성뿐이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켈리의 배는 멀쩡하게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뭔가 공격을 했다는 말이 되지만 포격이라면 대 에너지 방어에 걸린다. 미사일이라면 반드시 대 물질 방어에 걸린다. 이렇게 짧은 순간에 격침이라니, 수수께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술적이리 만치 짧은 순간의 공격을 보고 재스민 역시 퀸 비의 조종석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물론 재스민은 남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계측도 할 수 없었지만 '팔라스 아테나'는 아주 잠시 동안 2.5VL 이상 속도를 올려 그 기세 그대로 충돌하기 직전까지 적함을 항해 날아갔다. 즉 적함이 펼친 대 에너지 방어막 안으로 뛰어들어 포격을 퍼부은 직후, 급속히 진로를 변경해 충돌을 피했다는 말이다.

본래 이것은 전투기가 사용하는 전법이다.

기동력이 뛰어나고 우수한 가속능력을 지닌, 동시에 공격이 명중하기 어려운 소형기가 아니면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단, 평범한 전투기라면 전투함을 단발에 격침시킬 만한 무기는 장비할 수 없다. 기껐해야 조금씩 조금씩 총격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퀸 비의 20센티미터 포는 어디까지나 원거리에서 적을 노리기 위한 것으로, 이런 짓은 불가능했다.

우선 적함 역시 이쪽이 접근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5만 톤급 우주선이면 더욱, 전투기보다 훨씬 맞히기 쉬운 표적이다. 반드시 적의 공격을 받겠지. 그것을 피하기 위한 가속이었다.

그러나 '팔라스 아테나'의 성능이 있기에 이 무식하기 짝이 없는 전법이 가능했고, 동시에 저 남자의 경이로운 조종 실력이 실제로 그것을 실현했던 것이다.

초속 약 1,000킬로미터의 맹렬한 속도로 항행하면서 목표를 정확하게 포격하다니, 인간의 시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 이전에 VL 레벨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대 에너지 방어막 안쪽까지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평범한 우주선이라면 이 무모한 짓거리를 감응두뇌가 절대로 승인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재스민조차도 퀸 비의 최고 속도인 1.8VL을 유지하며 그렇게까지 적함에 접근할 자신은 없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충돌하게 될 위험이 크다.

하지만 저 남자는 해냈다. 적함에 충돌하지도, 표적을 빗맞히지도 않고 적함 두 척을 깔끔하게 파괴해버렸다.

재스민은 다시금 자신이 남편으로 선택한 남자의 기량에 감탄했다. 보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실력이었다.

얼마든지 걸 수 있다. 설령 똑같은 성능과 속도를 구비한 배를 제공한다고 해도, 다른 어떤 인간도 이런 일은 절대 해낼 수 없다. 그 남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 반면에 저런 짓을 해도 괜찮은 건지 걱정되기도 했다. 조종사에게도 선체에도 큰 부담이 걸릴 텐데.

그때 '팔라스 아테나'로부터 연락이 들어왔다.

다이애나의 목소리였다.

"원호해줘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