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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해적의 신조였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눈앞에서 보고 순순히 물러날 수는 없다.

그 일념이 '마벨러스'의 함교를 움직이고 있었다.

'쿠어 킹덤'으로 말하자면 정보관리장에 해당하는 감응두뇌 담당자는 경이로운 속도로 작업을 종료했고, 길리어스가 곧바로 외쳤다.

"포문을 다 열어!"

신관의 설정이고 거리 계측이고 안 된 상태였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적은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마벨러스'의 미사일 발사관이 전부 열리면서 모든 포가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다이애나도 이 총공격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선내에 켈리를 수용하는 것이다.

'팔라스 아테나'의 승강구는 물론 다이애나가 열고 닫을 수 있지만 그 외에도 외부에서 수동으로 열 수 있는 '비상구'가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지금 다이애나는 그 부분을 켈리 쪽으로 돌린 채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다. 승강구보다도 비상구 쪽이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절대로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신중하게 접근했다. 서둘러 합류하려고 조심성 없이 다가가다가 자칫하면 5만 톤급인 자신의 몸으로 켈리를 날려버리게 된다.

그렇다고 인공위성의 도킹처럼 한없이 느긋하게 시간을 들이고 있을 여유도 없었다. 가능한 한 서두르고는 있었지만, 바로 조금만 더 있으면 켈리와 접촉할 시점에서 적의 일제 공격이 쏟아졌다.

미사일은 대 물질 방어, 포격은 대 에너지 방어로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동시에 전개할 수는 없다.

다이애나가 선택한 것은 대 물질 방어였다.

20센티미터 포처럼 무지막지한 물건을 제외하면 포격보다 미사일 쪽이 직격했을 경우 피해가 훨씬 크게 때문이다.

대 물질 방어막 덕분에 미사일은 막을 수 있었지만 적의 포격은 피할 수 없었다. 거기에 총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원호하던 퀸 비가 재빨리 20센티미터 포를 쏴 '마벨러스'의 공격을 상쇄했지만 모든 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중 두 발이 '팔라스 아테나'에 명중했다.

재스민은 조종석에서 혀를 차며 다시 기수를 돌려 '마벨러스'의 코앞까지 접근해 총격을 했다.

결코 가볍지 않은 타격이었을 텐데도 '마벨러스'는 포문 하나를 돌려 퀸 비를 쫓아버렸을 뿐이었다. 다른 무기는 남김없이 '팔라스 아테나'를 공격하고 있었다.

'팔라스 아테나'의 외장은 연방군의 군함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지만 이대로 계속 공격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

그럼에도 다이애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속도는 맞췄다. 이제 나머지는 켈리에게 달려 있었다.

그 켈리는 이미 선체를 만질 수 있을 위치에 있었다. 다이애나는 인간식으로 말하자면 비상구가 열리기만을 목을 길게 뽑고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켈리도 우주복의 분사장치를 최대로 틀어 열심히 비상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이다.

외양형 우주선치고는 절대로 크지 않은 편인 '팔라스 아테나'이지만 인간과 비교하자면 엄청나게 거대한 덩치이다. 거기서 자신의 팔이 닿는 범위는 정말로 제한되어 있다.

퀸 비가 원호하고 다이애나가 온몸으로 감싸주고 있다고는 해도 이곳은 전투가 벌어지는 한복판이었다. 이런 곳에서 우주복만 입고 바깥에 있는 것은 맨몸으로 총알 사이를 기어 다니는 거나 다름없었다. 바로 눈앞에 안전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때에 선내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