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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보고서 해. 기름에 튀기는 쪽이 단연코 맛있단 말야."

"좋아, 알았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같이 먹어보는 게 어때? 마침 지금이 딱 제철이니까. 막 잡아서 그 자리에서 냄비에 던져 넣는 게 제일이지만 여기서는 냉동보존으로 참아야지. 이 집 부엌에 오렌지오일 피시가 있으면......"

"그런 거 식탁에 올리면 절교할 거야!"

진저가 한껏 힘주어 외쳤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이 분노로 살짝 상기되어 있다.

"정말 못 믿겠어. 상식 밖이라고! 튀김이든 통구이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상관 있어."

"그래, 상관 있어.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아아, 정말. 알았어! 사이 좋아서 좋겠네!!"

힘껏 외친 진저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기세 좋게 방에서 뛰어나갔다. 그러더니 뭐라 설명하기 힘든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배웅하던 켈리를 돌아보고는 갑자기 손가락질을 하며 딱 잘라 선언했다.

"당신 같은 인간에게는 절대로 젬을 넘겨주지 않을 거야!"

씩씩한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과 함께 문이 닫히자 켈리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기가 막혀서, 비난이 듬뿍 담긴 시선으로 재스민을 바라보며 한숨을 쉰다.

"여왕, 아무리 연극이라도 결혼씩이나 하려면 옛날 여자 정도는 정리하지 그래?"

반 이상 진심에서 나온 말이었다.

지금 상황은 어떻게 봐도 예전 여자가 연인의 변심에 화를 내며 달려와서 난리 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재스민은 어깨를 으쓱하며 켈리의 말을 부정했다.

"바보 같은 소리. 여자하고 사귀는 취미는 없어."

"저쪽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진저에게도 남자라면 산더미같이 있어. 그 중에 몇 명이나 애인인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전부 다 남자."

"그것도 엄청난 인간들로 골라서 말이지. 대은행가의 아들에 보석왕 같은 인간들. 어느 나라 수상도 있었지, 아마."

"요즘 해적들은 연예계 기사도 읽고 다녀?"

"난 흥미 없어. 좋아하는 건 다이앤이지. 매일같이 살피고 있으니까."

"감응두뇌가 왜 가십 기사 같은 걸 읽는 건데?"

"연예계가 좋다던데. 특히 진저의 머리가 마음에 드는지, 자기 화상 만들 때 참고로 하고 있어."

"아아, 과연. 어쩐지 내 취향의 금발이다 싶더라니. 그걸 따라한 거였구나?"

이상한 데에서 납득하고 있다.

켈리는 쓴웃음을 참으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지금 그 발언, 그래놓고 진저가 당신 애인이 아니라는 말을 믿으라고?"

"토 달지 마. 진저는 머리는 좋지만 조금 어린애 같은 구석이 있어. 아마도 친한 친구를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겠지."

산뜻한 어조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어설픈 설명으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말도 안 돼."

켈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왜 내가 저런 미인에게, 당신하고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미움을 받아야 하는 건데?"

"그다지 미워하는 것도 아니잖아? 허수아비라고는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니까 신경 쓰지 마."

"거짓말?"

"저 녀석은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일부러 말을 험하게 해. 나하고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지. 제일 먼저 하는 말이 '그 가슴에 뭐 들었어요? 근육? 이었는 걸."

처음으로 켈리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당당하게 솟아 있는 재스민의 가슴 쪽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건 나도 항상 느끼던 점이지만."

"바보. 포유류 암컷의 가슴은 지방으로 이뤄지는 게 당연하잖아. 그런 것도 몰라?"

"내가 신경 쓰이는 건 당신이 정말로 그 범주 안에 들어가느냐 하는 거라고."

"들어가지 않으면 남자인 너하고 결혼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아니, 그건 모르는 거야. 당신이 여자라는 건 형식만이라도 남편의 입장에서 일단 인정하지만... 돌연변이일 가능성도 있어."

결혼한 지 석 달도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의 진지한 대화는 여배우와 교대하듯이 방 안에 들어온 집사의 출현으로 중단되었다.

"아가씨, 진저님이 오신 모양입니다만, 식사는 함께 하시겠습니까?"

"아, 부탁해. 제대로 된 음식으로 해달라고 주문하던데."

"알겠습니다. 그렇게 준비하지요."

"그리고 이자드, 이제 그 '아가씨'라는 호칭은 좀 그만둬. 난 유부녀라고."

"알겠습니다, 아가씨."

다른 일에 대해서는 언제나 재스민에게 순종적인 이자드였지만 이것만은 죽어도 양보하려 들지 않았다.

그날 저녁식사 인원은 손님까지 합해서 세 명이었지만, 식당에 나타난 진저의 모습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염료를 깨끗이 씻어낸 원래의 금발이 허리까지 파도치며 흘러내리고 있다. 투명하게 비쳐 보이는 듯한 연한 금빛 머리가 식당의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났다. 한번쯤 봐둘 만한 가치가 있는 광경이었다.

그 금발과 깨끗한 피부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이 가슴과 어깨를 크게 드러낸 디자인의 새하얀 미니드레스였다. 만찬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대담한 미니스커트.

갈아입을 옷까지 다 들고 달려온 걸까.

아랍 풍 옷을 입고 있을 때에는 가려져 있던 멋진 각선미를 마음껏 내보이며, 스크린에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빛나고 있었다.

만찬에는 켈리도 함께 참석했다.

겉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이라고 해도 저렇게 험악한 분위기라면 즐거운 식사 시간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식사 전, 진저는 켈리에게 녹아날 듯이 달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까는 실례했습니다. 저 사람 눈앞에서 저 사람 남편을 칭찬하는 게 왠지 분해서요."

켈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지금이라도 이쪽 어깨에 고개를 기대올 듯이, 뭐라 형용하기 힘든 요염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켈리는 그런 정도로 들뜨거나 이 추파가 진심일 거라고 믿을 정도로 어수룩한 인간이 아니다.

이 여자, 머리는 괜찮은 걸까. 최소한 언동은 지극히 정상으로 보이지만.

눈짓으로 재스민에게 '?' 하고 묻자 재스민은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이것 역시 늘상 있는 일인 모양이다.

과연 우주 최고의 여배우.

이렇게 되면 좀 전의 히스테릭한 발작도 어디까지가 진심이었는지 의심스러워진다.

식사 중에도 진저는 명랑했다. 그녀가 표현하기에 이른바 '제대로 된' 요리를 보고 기쁜 듯 칭찬하면서 완벽한 화술로 주인부부와 대화를 나눴다.

식사를 마치자 진저는 재스민에게 다가와 팔에 감겨들며 말했다.

"잠깐만 밖에 나가자, 응?"

"그 차림으로? 감기 든다?"

"어머, 괜찮아. 눈 속에서 촬영할 때도 있는 걸. 이 정도 날씨면 딱 선선하고 좋은데 뭘."

진저는 켈리를 돌아보며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