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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명확했다. 역의 직원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

"일단 기다려봐. 길리어스의 배는 이 게이트를 통과하기 위해 상당히 속도를 떨어뜨렸으니까 거리는 더 좁혀질 거야."

"하지만 감속이 필요한 것은 '팔라스 아테나'도 마찬가지입니다."

항해사가 항의했지만 재스민은 쓴웃음을 참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연민까지 어린 시선으로 항해사를 바라본다.

이 무언의 의사 표시에 승무원 일동은 뒤통수라도 얻어맞은 듯한 표정이 되었다.

선장이 필사적으로 몸의 떨림을 억누르며 말했다.

"설마... 미스터 쿠어가 현재 속도를 유지한 채 돌입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그 사람이 뛰어난 조조아라고 해도 한계라는 게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완전히 미지의 속도란 말입니다!"

항해사와 전투반장의 맹렬한 항의는 반쯤은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관장과 통신장, 그리고 부선장까지도 같은 심정인 듯했다. 실제로 배를 움직이는 조타수쯤 되면 완전히 방심상태였다.

그러나 문제의 인물의 부인은 지극히 침착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미지의 속도일지도 모르지만 그 남자한테는 그렇지 않아."

재스민은 그 남자와 만나기 전에 몇 번이나 들었던 소문을 떠올렸다.

중앙은하의 해적들, 그것도 쟁쟁하게 이름을 떨치는 거물들이 홀딱 반해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아무리 애원해도 조직에 속하는 것을 싫어하며, 동료도 없이 특이한 파트너 하나만 데리고 우주를 날아다니는 남자.

"그 젊은이는 언제나 혼자야. 동료를 안 만들지."

은퇴한 노해적이 말했다.

"젊어. 거의 자네 또래일 걸세. 그런 젊은 녀석을 어째서 킹이라고 부르느냐고? 당연하잖아. 우리들은 뱃사람이니까, 같은 뱃사람으로서 그 정도의 경의는 표해줘야지."

기분 좋게 취한 붉은 얼굴의 노해적의 얘기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빠른 건 배 아니냐고 지껄이는 놈들도 있지만, 말도 안 돼. 어떤 배든 간에 그걸 조종하는 건 인간이야. 감응두뇌에 맡겨둔 채 자동조종밖에 못하는 녀석들이 뭘 안다는 거야."

그 노해적 이외에도 재스민은 여러 사람에게 얘기를 들었다. 그들 모두가 똑같은 얘기를 했다.

분명히 그 배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 남자가 대단하다고,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기관장, 발진 준비는?"

"완료했습니다."

언제나 냉정하며 평정을 잃는 일이 거의 없는 기관장이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스크린에는 마침 게이트에 돌입하는 길리어스의 배가 비치고 있었다.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듯 상당한 속도를 유지한 채 게이트에 돌입한다. 과연 해적선이라고 칭찬해야 할까.

그 뒤를 따라 '팔라스 아테나'가 접근했다.

재스민은 승무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발진이다. 저 게이트로 이동해. '팔라스 아테나'가 도약한 뒤에 우리들도 도약한다."

"예."

넋을 놓고 있던 승무원들이 서둘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기관장은 기관실로 돌아갔지만 정보관리장은 통신사를 보좌한다는 명목으로 여전히 선교에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현재 다이애나의 상태를 알고 싶은 듯했다.

선교의 승무원들은 예전에 '블루 네뷸러'에서 그 남자의 실력을 한 번 보았다. 그러므로 그 남자가 평범한 뱃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설마, 아무리 자동화되었다고는 해도 게이트 돌입은 우주선 조종 중에서도 가장 미묘한 조작이다. 게다가 이곳에는 역이 없으니 직원의 유도도 받을 수 없다. 평상시 이상으로 신중하게 도약해야만 한다.

아무리 켈리가 뛰어난 조종사라고 해도 최소한 지난번처럼 외양형 우주선의 최고속도인 1.35VL까지는 감속하겠지. 아니, 감속할 게 틀림없어ㅡ 아니, 부탁이니까 감속해줘.

이것이 승무원들의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팔라스 아테나'는 감속 자체를 잊어버린 듯했다. 2.5VL을 유지한 채 쏜살처럼 날아가 게이트 코앞까지 다가왔다.

저래서는 도약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게이트 자체를 붙잡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해버릴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 순간, '팔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