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기구 쇼핑몰 누각과 담장까지는 거리가 너무 멀어 한 번의 도약에 넘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한 번은 낙하했다 재도약을 해야만 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었다.
이럴 경우를 미리 대비하여 풍천은 방향을 잡을 당시 가까운 담장과 더불어 중간에 비교적 높은 누각이 있는 곳을 찾았었다.
그 누각의 지붕 끝에 솜털처럼 가볍게 내려앉는 순간 풍천은 지체없이 바로 차고 올랐다.
스으으......!
어두운 구름 뒤에 부끄러운 듯 숨어 있는 달 속으로 풍천과 모아라는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모아라는 잦아 들어가는 아주 작은 소리를 풍천의 귓속으로 나직이 밀어 넣었다.
"나... 사실 하나도 춥지 않아. 지금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야. 아주 황홀한 자위기구 쇼핑몰꿈을...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그런 꿈을......."
풍천은 대답하지 않았다.
모아라의 둔부를 받쳐든 손에 슬며시 힘을 더해줬을 뿐이었다.
모아라는 볼 수 없지만 풍천은 입꼬리가 귀에 닿을 만큼 활짝 웃고 있었다.
'자식! 진작 그럴 것이지.'
장원 밖에서 이제나저제나 하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두황과 종리추는 눈을 휘둥그렇게 치켜 떴다. 태어나 처음 보는 기막힌 광경이었다.
그들의 눈에는 저 높은 곳에서 옷자락을 휘날리며 내려오는 풍천과 모아라가 마치 달 속에서 나온 천신(天神)들인 것만 같았다.
◈제22장 혈겁(血劫)의 징후(徵候)
[1]
천지가 순백색의 옷으로 단장을 했다.
첫눈치고는 매우 풍성한 눈이 쏟아졌다. 아름답고 추한 것, 귀하고 천한 것, 잘나고 못난 것을 모두 덮어 분간하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리고도 눈은 멈추지 않았다. 우매한 인간들이 다시는 편가름을 못하게 할 요량인 듯 하염없이 내려왔다.
결국 하늘의 깊은 뜻을 양민들은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눈을 치우려는 몸짓을 멈추고 망연히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 누구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얀 눈사람이 되어 어우러졌다.
하지만 순백의 대지 한 곳에서는 하늘의 뜻을 거역하려는 자위기구 쇼핑몰 음습한 움직임이 있었다. 고금최강의 무림방파 천추삼합련 총단의 소재지 악양에서였다.
도저히 타인을 인정할 수 없는, 반드시 자신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거머쥐어야만 하는 위인.
누구보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또 만끽하면서도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위인.
그가 드디어 오랜 세월 갈아온 칼날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 칼을 받아야할 대상 역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 날이 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려 왔던 것이다.
또한 한 걸음 물러나 있지만 이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는 또 한 위인도 있다.
누가 누구를 지켜보고 있는지, 누가 자위기구 쇼핑몰보다 더 완벽한 채비를 갖춘 것인지 아직은 종잡을 수 없다.
워낙 복잡하고 추악하게 얽힌 탓에 하늘마저도 진노하였는지 악양의 눈발은 그 어느 곳보다도 거칠기만 했다.
휘류류륭......!
하얀 눈송이들이 차가운 대지를 휩쓸고 있는 겨울바람에 실려 미친 듯 춤을 추어댄다. 얼어붙은 산하를 갈가리 찢어놓을 듯 기승을 부리는 겨울바람은 모골이 송연한 울음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천추삼합련의 총단과 이어지는 대로변.
평소 때라면 석양 무렵인 이 시각 많은 행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그러나 닷새가 넘도록 지속되는 폭설과 강풍에 심신이 얼어붙은 양민들은 그저 집안에 처박혀 숨죽이고 있을 뿐이었다.
오직 무쇠처럼 신체를 단련한 무림인들만이 굴강한 모습으로 버티고 서 있었다.
대략 삼십여 명에 달하는 무림인들이 천추삼합련의 총단과 인접해 있는 대로변에서 살벌한 대치형국자위기구 쇼핑몰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주변에는 이미 혼백을 잃은 시신들 십여 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것은 이미 격렬한 싸움이 한 차례 휩쓸고 갔음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중앙의 세 인물을 원진을 만들어 에워싸고 있는 무리들의 기세는 매우 등등했다. 막다른 골목에 쥐를 몰아넣은 고양이와 같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나 진에 갇혀 있는 세 인물의 표정에는 일말의 긴장감이나 두려움이 보이지 않았다. 여유가 넘치다 못해 상대를 가소롭게 여기는 듯한 오연함까지 엿보였다.
기이한 형국이 아닐 수 없었다.
무림의 성지인 천추삼합련의 총단을 지척에 두고 생사혈전이 벌어졌다는 것도 해괴한 일이었고 대치하고 있는 정황도 상식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낙중보(落中補)! 마지막으로 묻겠다. 끝내 죽음을 택하겠는가?"
에워싼 무리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중년무사가 던진 자위기구 쇼핑몰 물음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백의당 무영신검단의 부단주 탈백도 형중후였다.
그렇다면 중앙의 세 인물은 천추삼합련의 적대세력인 마도의 인물이란 뜻일텐데......?
"방자한 놈! 네놈이야말로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비록 너와 내가 천부(天府)와 지부(地府)로 나뉘어 있다고는 하나 위와 아래의 관계임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일개 단의 부단주가 감히 본 청의당주(靑衣堂主)를 핍박하고 능멸하였으니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 무악전의 심판을 거칠 것도 없이 바로 이 곳에 네놈의 뼈를 묻어주마."
낙중보라 불린 초로의 인물이 노갈을 터뜨렸다.
이 역시 괴이한 일이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자신이 자위기구 쇼핑몰바로 천추삼합련의 사대당주 중 한 사람인 청의당의 당주 철검제(鐵劍帝)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한 집안 식구끼리의 싸움이라는 말이 아닌가?
더구나 상명하복의 위계질서와 기강을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천추삼합련의 율법으로 보아 형중후의 언행은 실로 미친 짓과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커다란 방갓과 허리까지 늘어뜨린 피풍의로 눈발을 떨쳐내고 있는 낙중보는 전신에 푸른 색 일색의 무복을 걸치고 있었다.
그의 가슴 부위에는 하늘 천(天)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고 그의 손에 들려 있는 검은 자위기구 쇼핑몰 보통의 검보다 다섯 치 정도 더 긴 장검이었다.
다소 여윈 듯한 몸이지만 군살은 전혀 없어 단단한 바위를 보는 듯했고 상대를 쏘아보는 안광은 형형하기 그지없었다.
짧게 기른 단아한 턱수염과 왼쪽 뺨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검흔(劍痕)이 독특하다.
그로 미루어 하북무림을 위진하고 있는 무림거목 철검제 낙중보가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