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팔복을 말씀하셨다. 모든 그리스도인을 복을 따라다니는 인생이 아니라 복된 인생으로 이끌어 주셨다. 진정한 복은 무엇인지,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소금과 빛을 통해 비유적으로 말씀하셨다.

마태복음 6장에서는 제자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신앙생활의 본질을 말씀하셨다. 우리에게 누군가가 그리스도인이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무엇을 말하게 될까? 보통은 예배, 봉사, 헌금과 구제, 교육과 선교 등의 항목을 떠올리며 곰곰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도 구제와 기도, 금식을 통해서 신앙생활을 점검해 보도록 해 주셨다. 바리새인들은 정기적으로 구제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기도하며 한 주에 두 번씩(월, 목) 금식을 했다. 사람들의 존경과 칭찬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이들의 구제와 기도, 금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예수님이 강조하신 두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자.

첫 번째 키워드, 아버지께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그리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상을 받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1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어디에 있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구제와 기도, 금식 그 자체보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오늘 분문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는 ‘아버지께서’라는 말이다. 예수님은 무려 10번이나 이 단어를 강조하셨다. 더구나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으셨다. 오직 ‘아버지께’라는 말을 사용하셨다.

무언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율법적인 태도로 신앙생활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는가! 우리가 하는 모든 신앙적인 노력이 오직 아버지와의 관계를 향해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두 번째 키워드, 은밀하게

‘아버지께’와 더불어 자주 반복된 단어가 있다. 그것은 ‘은밀하게’이다. 이 단어는 본문에서 다섯 번 사용되었다.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태복음 6:6

‘은밀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골방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골방’으로 번역된 ‘타메이온 tameion ’은 ‘보물을 간직 수 있는 창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말에는 ‘보물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골방에서 하나님과 기도한다는 말은 하나님과 더 깊은 사귐과 친밀함이 최고의 보물이라는 말이다.

물론 뿌리 깊은 죄성으로 인해 우리는 무언가를 은밀하게 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자랑하고 싶거나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온전히 하나님께 나가자. 제자의 신앙은 하나님 아버지께 은밀하게 나아가는 것으로 결정된다. 

매일, 조용하고도 은밀하게 ‘아빠 아버지’를 불러보자.

글  이정훈 목사

레거시 사역 대표, 다음 세대와 가정을 세우는 목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