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Post date: Apr 19, 2015 3:52:37 AM

출장을 오면 보통 숙소밖을 안 나가고 방에서 생각하고 글쓰고 미팅준비하며 연구만 하는데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아이디어에만 집중하는 이 순간이 정말 좋다.

진공상태에서 나와 아이디어와 공저자만 있다.

커피와 식량을 비축하러 바깥에 나가보니 초현실적으로 날씨가 좋다.

어렸을때는 밖에 날씨가 좋으면 싱숭생숭했으나 아쉽지도 않을 걸 보면 나이가 들었나보다.

미국에 꽤 살았어도 사실 학교밖에 나간 적이 별로 없어서 가본 곳이 없다. 뭐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어짜피 저질체력에 에너지와 시간과 집중력은 한정되어있으니 포기할 건 포기해야한다.

다만 콜롬비아대학으로 박사과정을 진학하지 않은 것을 무척 후회한다. MET,MOMA와 링컨센터가 바로 옆인데.

출장올때 마다, research frontier에 있는 학자들이 생각하고 토론하고 발표하고

그들의 아이디어가 모이고 진화해서 field의 perspective를 바꾸는 과정을 보면 경이롭다.

그 과정에 조금이라도 손을 담구고 있으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대학원생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