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란도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필로멜라를 바라보면서 누구에게랄것도 없이

중얼거렸다.

"목이 상했다니 큰일이잖아. 그렇잖아? 하지만 왜 말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아무 것도 몰랐잖아. 목소리가 갈라졌다는 것도 몰랐는걸."

제이드도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거들었다.

"그렇지. 하지만 저 여기사가 그런 것을 눈치챌 만큼 섬세하다는 것도 놀라워.

음악에 조예도 깊은 것 같고 말이야. 그나저나… 여기사님이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군. 멀쩡한 사제님 앞길을 망칠 수도 있었어."

"걱정해주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돌격하는 누군가의 무책임 덕분이지.

그렇잖아?"

…우욱!(뚫려버렸다)

나는 제이드와 겔란도의 시선의 화살을 맞으며 (심적으로)땅을 긁었다. 제이드와

겔란도는 때는 지금이라는 듯 신나게 떠들어대었다.

"필로멜라도 멍청하지. 왜 하필 세드릭같은 녀석을 살리려고…"

"멍청하다니! 사람 살리려고 하는 것이 멍청한 짓이야? 하기야… 구해줘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않는 녀석을 살리는 것은 잘 한 일이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저런 녀석은 살려내서 저 나쁜 성격을 좀 고쳐야 한다고.

그렇잖아?"

"워낙에 나쁜 성격이라 고쳐질지 어떨지."

저것들이…(하지만 할 말은 없는 것이 현실)

펠로멜라는 루디아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둘 다 음악에 취미가

있어선지 꽤나 즐거운 모양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일에는 깐깐한 필로멜라는 곧

루디아에게 양해를 구했다.

"일단 이 분부터 의무실에 데려다 드려야겠어요. 좀 도와주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