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론이 한번은 배를 타고 여행을 했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큰 폭풍우를 만나자 사람들은 우왕좌왕, 배 안은 곧 수라장이 됐다. 울부짖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뗏목을 엮는 사람…… 필론은 현자(賢者)인 자기가 거기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도무지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배 선창에는 돼지 한 마리가 사람들의 소동에는 아랑곳 없이 편안하게 잠자고 있었다. 결국 필론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돼지의 흉내를 내는 것 뿐이었다.
*ChatGPT 해석: ‘진리의 탐구’라는 명목 아래 지식과 학문에 몰두하던 학자들이 결국 돼지 우리 속의 돼지처럼 스스로의 탐욕과 나태에 길들여지고, 본래의 이상을 상실해 버린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는 철학적 진리를 좇는 듯 보이던 필론이, 결국은 돼지 떼와 구분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로 끝납니다.
즉, 인간의 사유가 고귀한 이상을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탐욕과 자기기만 속에서는 결국 짐승적 삶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제가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