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는 《반항하는 인간》을 통해 절대적 합리주의가 현실을 재단할 때 발생하는 폭력성을 경계했다. "어떤 현실도 전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으며, 어떤 합리도 전적으로 현실적이지 않다"는 그의 문장은 이러한 통찰을 대변한다.
그러나 합리의 불완전함을 인정한다는 것이, 곧 비합리적인 현실에 대한 맹목적인 투항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 비합리의 필연성을 체념을 위한 면죄부로 삼아 이상을 향한 긴장마저 놓아버린다면, 결국 그 야만적인 비합리가 인간이 지성으로 축조해 온 합리적 세계를 잠식하고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