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는 학생의 모습을 기대하며
교수회의 제안으로 2019년 7월 26일부터 시작된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대표의 총장 선거반영 비율에 대한 협의가 2019년 12월 5일 최종 합의되었다.
이 협의는 어떠한 법적 의무에 기반한 협의가 아니라, 부산대학교 총장 선거를 전체 구성원 화합의 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순수한 의도의 협의이다.
2019년 12월 5일 4단체의 합의 이후, 총학생회는 총추위 토론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2020년 1월 8일 총추위의 최종회의까지 참석하고선 2020년 1월 9일 갑자기 총장선거 불참을 선언하였다.
합의란 모두가 한 걸음씩 양보하여 이루어진다. 모두의 요구사항이 100% 충족되는 합의란 없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곁가지 몇을 굳이 이유로 전체의 합의를 깨고자 함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선거법상으로 이번 선거를 위해 허용된 논의를 할 시간이 이미 끝났음을 총학생회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총학생회가 원하는 목적이 향후 연이은 협의가 예정된 타 국립대학과의 연대를 위함이건 다른 무엇이건 상관없이, 이는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구성원의 노력과 신뢰를 배신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합의란 권리에 대한 주장이기도 하지만 책임의 공유를 의미한다. 따라서 합의를 먼저 파기하는 쪽에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 합의가 힘에 의한 강제가 아닌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합의를 마음대로 파기하고서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총학생회와는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 합의 이행에 대한 총학생회의 보다 성숙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학생도 권리의 주장과 함께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번 문제는 부산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국립대학 구성원의 지난한 고민과 논의를 기반으로 올바른 대학 문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래야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가 아닌 튼튼한 대학의 자율이 가능해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향후 필요하다면 교수회는 언제라도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다.
교수회장 김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