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에 대해 설명해야 합니다. 우리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에너지 순환과 기상현상이 일어나고, 생명이 자라서 지금과 같이 아름다운 행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구에 들어오는 에너지와 방출되는 에너지의 균형이 지구 평균 온도를 결정하는데, 지구 대기에 포함된 온실가스에 의해 방출되는 에너지의 일부가 다시 지구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너무 복잡하게 설명하지요 ?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이 추운 겨울에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기서, 지구는 여러분에 해당하고 지구 대기는 패딩 점퍼에 해당합니다. 한겨울에 패딩 점퍼가 없으면 추워서 견디기 어렵겠지요. 사실, 온실효과는 적당하기만 하다면 우리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좋은 현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우리 인간에 의해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과도하게 배출되어서 온실효과가 너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지요. 마치, 여러분이 패딩 점퍼에 뽀글이까지 껴입은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패딩 하나만 입으면 적당히 따듯하고 좋을텐데, 뽀글이까지 껴입는다면 불필요하게 더워지기 시작하겠지요.
온실효과가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는 지구가 조금 더 따듯해지는 것 뿐일까요 ? 그렇지 않아요. 사실 지구는 매우 거대하고 복잡한 순환계입니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는 지구가 "균일하게" 따듯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1도 정도 오른다고 생각하면, 엄청나게 더워지는 곳이 생기고, 다른 곳에서는 엄청나게 추워집니다. 불균형이 발생하지요. 한쪽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하고 생활 터전이 망가지고, 다른 쪽에서는 가뭄이 발생해서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고통받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 재앙적인 극한기후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지구는 우리 인류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가혹한 환경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온실가스는 왜 생길까요 ?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는 바로 이산화탄소 (CO2) 입니다! 이산화탄소는 왜 만들어질까요 ? 이산화탄소는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가 사용할 전기를 만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가동할 때, 석유를 태워 움직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비행기와 선박을 움직일 때, 그리고 현재 제조업에 필수적인 플라스틱과 공산품을 만들어낼 때 발생합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이 날로 증가했고, 우리 인류 문명이 발전한 만큼 지구가 아프게 되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당장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 밤이 되면 TV, 컴퓨터,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고 바로 자야 하고, 우리 주변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만 먹어야 하고, 자동차, 비행기 없이 걸어다니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냉장고도 없고, 에어컨도 없고, 카톡과 유튜브도 없는 삶을 상상해보세요. 정말 끔찍하지요 ?
그래서, 우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태양전지이지요! 태양전지는 빛을 받으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태양전지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드는 과정을 바로 태양광발전이라고 합니다.
태양광발전의 좋은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태양전지를 빛이 잘 드는 곳에 놓기만 하면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터빈이나 복잡한 기계장치가 없으니 고장도 잘 나지 않아서 한번 설치하면 25년 이상 오랫동안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유수의 연구기관과 언론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약 30년 후의 미래에는 인간이 대부분의 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들어낼 것으로 예측합니다. 다르게 이야기한다면, 앞으로 30년간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라는 말이 됩니다. 여러분의 진로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내용이겠네요. 지금 당장 잘 되고 있는 분야에 가려고 하지 말고, 앞으로 어느 분야의 어느 산업이 성장할 것인지 생각하세요.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태양광발전과 태양전지 산업은 앞으로 3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김가현 교수는 산업계와 긴밀히 연관된 실리콘 태양전지 및 실리콘 기반 반도체 관련 연구를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태양전지는 기술적으로는 반도체 소자이지만, 컴퓨터/메모리/디스플레이와 같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화력발전에서 나온 것인지, 수력발전으로 만들었는지, 원자력인지, 태양광인지... 의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똑같은 전기입니다. 다만, 발전 방식에 따라 "비용"이 다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뿐 입니다. 지난 10여년간 태양전지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였고, 우리가 가진 막연한 편견과는 다르게 실제로도 매우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되었습니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마음놓고 사용해도 정전이 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태양광 덕분입니다.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태양전지에서 "더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기를 원하고, 태양전지에서 나오는 전기의 가격이 "더욱 저렴"해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최우선적으로 고효율 실리콘 태양전지에 관한 연구를 합니다. 반도체와 태양전지 분야에서 다양한 종류의 재료를 이용한 태양전지가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는 태양전지의 99% 이상은 실리콘 태양전지입니다. 이와 같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최근 주요 연구 동향 중 하나는 표면 재결합을 저감하기 위해 전하선택형 접촉(carrier selective contact) 구조를 구현하는 방법입니다. 그 외에도 태양전지의 손실요인을 분석하고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을 증대시키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태양광 발전의 비용이 더욱 저렴해지기 위해,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받아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전력발전 소자로써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태양광 발전의 비용효율을 개선하여 태양광 발전의 발전단가를 절감하기 위해 태양전지의 원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새로운 방법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본 연구는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여 태양전지의 생산단가를 저감하고 태양광 발전의 비용효율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글로만 쓰고 그림 몇 개만 보려니 알쏭달쏭 한 것도 있고, 잘 와닿지 않는 내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우리 주변의 태양전지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기도 합니다. 태양전지는 막연히 불편하거나 비효율적이고 비쌀 것이라는 편견도 있지요. 그래도 여러분이 태양전지를 전공해서 멋진 연구를 할 기회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 어때요? 지금이라도 김가현 교수의 연구실 문을 두드려볼 생각은 없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