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 삼해주체험공방-북촌전통공방

게시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0. 21. 오전 1:53
선주성 시티스토리 편집장  | 2013.05.11 ChosunBiz.com

삼해주(三亥酒)는 서울지역을 대표하는 가양주(家釀酒·집에서 담근 술)다. 세 번에 걸쳐, 최단 36일 최장 100일에 걸쳐 담그는 소주, 즉 증류주다. 12지신 중에서 피가 가장 붉고 맑다는 돼지가 들어간 새해 첫 돼지(亥)날 밑술을 담그기 시작해 다음 해일 또는 다음 달 첫 해일에 덧술을 담가 합치고, 또 그다음 달 해일에 2차 덧술을 담가 합친 후 숙성시켜 증류하여 만든다. 


삼해주는 정성도 많이 들어가고 맛이 좋아 조선시대 궁중과 양반가에서는 물론 조선 후기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제사와 손님 접대용으로 쓰인 최고급 술이다. 

서울 북촌에 가면 삼해주를 직접 담그는 법을 배우고 맛볼 수 있는 삼해주 체험공방이 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8호 삼해주 소주장인 이동복 여사의 아들인 삼해주 기능보유자 김택상 선생이 직접 가르치고 제조한다.
북촌 삼해주체험공방에서는 삼해주 제조체험과 시음을 할 수 있다./사진=선주성 기자
 북촌 삼해주체험공방에서는 삼해주 제조체험과 시음을 할 수 있다./사진=선주성 기자
지난달 초 북촌에 문을 연 북촌전통공방-삼해주체험공방은 오감으로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즉 유무형의 전통문화를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는 종합 공간이다. 그래서 한옥으로 된 갤러리 형식의 전통공방에 삼해주 체험공방을 겸하고 있다. 전통은 하나의 감각이 아닌 사람이 가진 모든 감각을 통해 느껴야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 김동환(60) 북촌전통공방 대표의 생각이 구체화 된 것이다. 

“북촌에 오는 내외국인들이 겉모습만 휙 둘러보고 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현재적 의미를 지닌 전통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건축가 조용식, 문화기획자 겸 미술전문가 김양수와 의기투합하여 공방을 열게 되었다”고 김대표는 공방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또 “북촌전통공방은 전통의 가치나 기법이 현대에 어떻게 현대로 계승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북촌전통공방-삼해주체험공방은 가회동 돈미약국 옆 골목길로 들어가 길옆 언덕에 우뚝 솟은 한옥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건물은 78년 전 일제 강점기 말에 지어진 집이다. 건물의 역사적 가치가 그리 높지는 않더라도 당시 한옥 건축의 양식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 창호지로 된 장지문 대신에 유리 덧문이 설치돼 있다. 당시 사람들의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김대표는 북촌전통공방은 공사하면서도 집의 기본 구조는 가능한 한 그대로 뒀다. 에어컨과 같이 현대에 필수적인 시설들만 설치했다. 유리 덧문도 처음 만들어질 때 그대로의 것이라며 “창호지 장지문이 없어지고 유리 덧문이 시작된 시점에 설치된 것으로, 이 건물 자체가 작은 건축의 변천사”라고 설명했다. 

북촌전통공방에서는 개관 기념으로 ‘금속미술의 도원을 거닐다’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되고 있는 고려시대 금속입사 작품인 ‘청동 금은입사 봉황문 절구-공이’와 ‘청동은입사 봉황문 합’은 우리 전통공예 금속미술의 최고 수준을 보여준다. 함께 전시되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6호인 입사장 최교준의 ‘철제금은입사 장생문 명함합’ 등 현대적인 작품은 전통의 기법이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비교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고려시대 청동 금은입사 봉황문 절구-공이(왼쪽)와 서울시 무형문화재 입사장 최교준의 철제금은입사 장생문 명함합./사진=북촌전통공방 제공
 고려시대 청동 금은입사 봉황문 절구-공이(왼쪽)와 서울시 무형문화재 입사장 최교준의 철제금은입사 장생문 명함합./사진=북촌전통공방 제공
김 대표는 “북촌전통공방은 서양의 디자인과 우리의 전통공예기법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디자인하고 해강 유광열 명장이 만든 청자 작품도 전시하고 있다. 유광열 명장은 청자를 제일 잘 재현한다고 평가받는 대한민국 도예명장이다.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이탈리아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이탈리아에서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로 평가받고 있다. 동서양 마스터가 협업해서 만든 합작품으로 밀라노 디자인 전시회에도 나갔던 작품이다.

“보통 전시를 보고 돌아서면 작품과 내가 분리된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뭔가 좀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삼해주 체험공방을 같이하는 것이다.” 

김동환 대표는 현대와 전통의 조화와 소통을 강조한다. 김 대표는 예술성과 실용성을 조화시킨 생활도자기를 표방하는 (주)이도의 대표를 6년 이상 지냈다. 지난 30년 동안 디자인 관련 일을 주로 해 왔다.

“개인 공간에 잠자는 전통예술 작품을 보다 공개적인 공간에서 제대로 평가받게 하고 싶다”는 김 대표는 “북촌전통공방이 삼해주 제조과정을 체험하고, 그 맛을 음미하며 전시된 전통예술 작품들이 현대인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또 “북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북촌에 자리 잡은 전통공방들이 좀 더 공간을 개방해야 북촌이 콘텐츠가 살아있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촌방문객들이 겉모습이 아닌 삶이 있고 문화가 있는 북촌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삼해주체험공방은 7주 장기코스로 삼해주 제조체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2~3시간 짧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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