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VR 대표주자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 비교 체험기

게시자: 김성훈, 2016. 5. 13. 오전 12:52   [ 2016. 5. 13. 오전 12:53에 업데이트됨 ]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VR(가상현실) 분야를 대표하는 VR HMD(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Lift)’와 ‘HTC 바이브(Vive)’가 2016년 4월 나란히 첫선을 보였다.


안타까운 것은 두 제품 모두 국내 출시 계획이 미정이라는 점이다. 다행인 것은 엔비디아가 4월 30일과 5월 1일 양일간 ‘VR 익스피어런스 데이’를 진행해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체험전에 나온 제품들은 기존 시연에서 주로 사용되던 개발자용 모델이 아닌 최근 정식 출시된 일반 소비자용 제품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의 특징과 장단점을 실제 비교 체험을 통해 알아봤다.

▲오큘러스 리프트(왼쪽)와 HTC 바이브 / 오큘러스, HTC 제공



화질은 막상막하, 둘 다 스마트폰 VR 보다 한 수 위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의 화질은 딱히 비교하기 힘들었다. 해상도와 재생률 등의 사양이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질적인 화질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앞에 끼워서 구현하는 스마트폰 기반 VR HMD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화질을 자랑한다.

일단 최신 스마트폰의 평균 해상도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미려한 VR 화면을 구현하는데다, 높은 화면 재생률(90Hz)로 뚝뚝 끊어지거나 떨림, 화면 깨짐 등이 거의 없이 물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VR 영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응속도도 빠르다. 반 박자 늦는 스마트폰 VR보다 시선 이동에 따른 지연(딜레이)이 거의 없다. VR 콘텐츠를 이용할 때 멀미나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몸이 움직이는 것과 시각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 생기는 인지 부조화 때문이다.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해 반응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스마트폰 기반 VR에서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지연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즐길 수 있다. 또 단순히 360도 영상이 아니라 거의 100% 3D 그래픽에 기반을 둔 VR 환경이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인 원근감과 입체감을 제공하는 것도 스마트폰 VR과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편의성은 오큘러스 리프트가 우위
누구나 쉽게 설치하고 금방 적응할 수 있는 편의성은 오큘러스 리프트가 좀 더 나아 보였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머리에 착용하는 HMD 외에 방향과 시선 높이 등의 기준점이 되는 트래킹 센서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즉 최소 2개의 장치만 연결하면 오큘러스 리프트와 그에 기반을 둔 VR 환경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

사용하는 입력장치도 이미 PC와 게임 콘솔에서 널리 쓰이고 친숙한 엑스박스 패드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적응 과정이 필요없다.

▲HMD와 게임패드, 단순한 트래킹 센서로 간소하게 구성된 오큘러스 리프트 / 최용석 기자

반면 HTC 바이브는 HMD 외에도 트래킹 센서를 2개나 설치해야 한다. 방향과 기울기, 시선의 높낮이만 체크하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달리 HTC 바이브는 추가 센서로 주변 공간까지 범위를 잡고 그에 따른 위치를 3차원적으로 감지하기 때문이다.

HTC 바이브를 사용하려면 넉넉한 공간도 확보해야 하며, 양손에 각각 나누어 사용하는 전용 컨트롤러를 기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조작을 위한 적응 과정도 필요하다.


공간감과 몰입감은 HTC 바이브가 더 좋아
반면 VR이 추구하는 ‘공간감’과 그로 인한 몰입감 측면에서는 HTC 바이브가 한 수 위다. Z축(상하방향) 이동까지 구현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X축(가로방향)과 Y축(세로방향)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사용자가 걸어서 움직이면 VR 환경 속에서도 그대로 이동한다.

특히 기본으로 제공하는 전용 양손 컨트롤러는 일반적인 게임 패드와 달리 모션 인식이 가능해 팔의 모션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 시연용 콘텐츠인 ‘에베레스트 VR’에서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액션을 양팔의 움직임만으로 해낼 수 있었다.

또 바이브의 전용 컨트롤러는 포스 피드백 기능으로 물건 등을 쥐거나 사용할 때 진동으로 반응해 더욱 실감나는 액션이 가능하며, 1인칭 시점에서 직접 이동과 액션이 가능하므로 VR 환경에 대한 몰입감도 더욱 뛰어나다.

▲HTC 바이브로 사다리를 타는 액션을 취하는 모습. 전용 컨트롤러로 모션 인식이 가능하다. / 최용석 기자

반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사용자의 위치 이동을 감지할 수 없어 십자 버튼이나 아날로그 스틱 같은 ‘이동’을 위한 별도의 조작이 필요하다. 또 시점과 이동의 기준이 사용자 중심이 아니므로 체험용 콘텐츠의 대부분이 1인칭이 아닌 3인칭 시점이다. 즉 상대적으로 몰입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모션 입력의 경우 오큘러스 리프트 역시 HTC 바이브와 마찬가지로 양손에 착용하는 전용 컨트롤러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아직 개발 중인 데다 따로 구매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좌표 감지를 통한 1인칭 이동 역시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뚜렷한 장단점, ‘VR 콘텐츠’에 따라 선호도 갈릴 듯
만약 국내에 정식 출시될 시점에서도 구성에 변함이 없다면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수요층도 각각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를 선택하는 기준은 ‘콘텐츠’에 달렸다. / 최용석 기자

오큘러스 리프트는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VR 기반의 캐주얼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 등에 좀 더 적합해 보인다. 비록 전용 컨트롤러를 별도 구매해야 하지만 주로 보고 즐기는 ‘감상용 콘텐츠’ 중심으로 VR을 이용하려면 게임기용 일반 컨트롤러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HTC 바이브는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가격도 좀 더 비싸지만 오큘러스 리프트가 가지고 있는 기본 특징에 모션 입력과 1인칭 이동까지 기본으로 지원하는 것이 강점이다. 게임이나 멀티미디어는 물론, VR 환경 속에서 직접적인 액션을 취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즐기는 데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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