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2014]① 방산을 넘어 일상 생활로

게시자: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7. 오후 11:08
유진우 기자조지원 인턴기자 | 2014/05/08 09:37:21

 
드론 열풍이 거세다. 주로 군사 목적을 수행하던 이 무인 항공기는 이제 일상으로 나와 곳곳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국내에도 드론을 만들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새로운 혁신 기기로 반기고 행정 당국에서는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를 낸다. 세계 각국의 드론 현황을 모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난달 11일 오후 대전 KAIST 본관 앞 잔디밭. 축제를 즐기러 잔디밭에 모여 앉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고는 화면을 몇 번 두들겼다. 잠시 후 주변 길가로 노란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났다. 운전사가 없는 무인 자동차였다. 멈춰선 무인 차량의 지붕이 열리더니, 곧 소형 무인항공기(드론) 한 대가 솟아올랐다. 이 드론은 ‘윙’하는 소리와 함께 방금 스마트폰을 매만진 학생 주변으로 날아왔다. 작은 플라스틱 통 하나가 학생 앞으로 떨어졌다. 통 안에는 얼마 전 수확한 싱싱한 딸기 1kg이 들어 있었다.

심현철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은 지난달 ‘딸기는 무인기를 타고’ 행사를 진행했다.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달시스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것. 군사용으로 쓰였던 드론은 이렇게 일상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 드론이 딸기를 배달한다고?

KAIST 학생은 어떻게 잔디밭에 앉아서 딸기를 받을 수 있었을까. 잔디밭에 있는 주문자가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딸기를 주문하면 주문자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로 위치 정보가 무인시스템에 전달된다. 이후 무인자동차는 무인항공기를 싣고 차량이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까지 이동한다. 주문자 위치가 차로 접근하기 쉬운 장소라면 무인자동차만을 보내고, 차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면 드론을 무인 자동차에 실어 같이 보낸다. 차가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로는 드론이 딸기 상자를 싣고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심현철 교수는 “무인 차량과 드론을 동시에 이용해 배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건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교 내부에서 각종 서류나 작은 물품 등을 배송하는 드론 배달 시스템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공중 표적용 무인기로 출발한 드론이 일상 속으로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드론(Drone)은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정하는 무인 항공기(Unmanned Aerial Vehicle)의 일종이다. 드론의 뜻은 ‘벌이 윙윙거린다’는 의미. 미 국방부는 드론을 ‘동력을 갖추고 있지만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으며, 항공역학을 이용하여 기체의 양력을 얻고, 자율적인 비행과 원격조정이 가능하며, 폐기 혹은 회수가 쉽고 살상 및 비살상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기’라고 지칭했다. 조종자의 간섭없이도 미리 제어된 프로그램에 따라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무선조종(리모트 컨트롤ㆍremote control) 조종기들과는 구분된다.

시작은 정찰, 감시, 소규모 폭격 임무 등 군사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드론은 최근 소형화ㆍ경량화되면서 군용이 아닌 실생활에 맞게 개량돼 일상으로 파고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드론의 시초가 세계 2차대전 직후 낡은 유인 항공기를 공중 표적용 무인기로 재활용하는 데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심 교수는 “최초의 드론은 비행용 폭탄을 싣고 반자동으로 조종을 해 적진에 내리 꽂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며 “최초의 성공적인 무인기라 칭할만한 라이언사(社)의 파이어비는 지금도 일선에서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개발은 80년대 이후부터 시작됐다. 기본적인 항공기술 센서기술과 항법 기술ㆍ통신 기술ㆍ소재 기술이 발달한 덕분이다. 특히 GPS 기술이 향상되면서 드론은 전기를 맞았다. 드론 비행에 필수적인 섬세한 항로 통제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드론은 용도에 따라 표적, 정찰·감시, 다목적 드론 등으로 구분된다. 표적 드론에는 1950년대 제작된 라이언 파이어비, 감시 드론에는 핵무기활동 감시용으로 1998년 도입한 글로벌 호크가 있다. 정찰과 공격을 할 수 있는 드론에는 중형급 프레데터(Predator)와 대형급 리퍼(Reaper) 등이 있다.

국내에서 드론은 주로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을 촬영하는데 쓰이고 있다. 오승환 드론프레스 대표는 “드론은 그동안 촬영업계에서 사용되던 헬리캠보다 조작도 간단하고, 크기가 작은 편”이라며 “4~8개의 여러 날개가 달린 멀티롭터형 드론은 안정적이기 때문에 대상을 여러 방면에서 촬영하기 좋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최근 LG유플러스는 세종대학교, 중소기업 넷코덱과 함께 LTE(롱텀에볼루션)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비행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 드론 일상 시대, 어떻게 열렸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론은 무선조종 헬기 처럼 취미 활동을 위한 용도가 대부분이다. 주로 전용 조정기를 사용해 원격으로 조정하거나,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조정한다. 제조사에 따라 모양이나 형태,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취미용 제품은 1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취미용 드론 가격은 관련 부품 가격이 낮아지고,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대량 생산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부터 ‘민간 무인항공기 실용화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업을 통해 드론으로 국토ㆍ해양감시, 농약살포, 환자수송 등에 더 활발히 쓰이기를 기대한다.

다만 드론 상용화가 마냥 긍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여러 가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지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론은 유인기에 비해 높은 사고율과 운용 단가, 비행 충돌문제, 추락 위험을 가지고 있다”며 “프라이버시 침해, 해킹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주파수 분할, 공역에 가이드라인 마련 등 법적 제도적 기반 조성도 요구된다. 드론의 사용 면허, 활용 목적, 사용 규칙 등에 따른 포괄적인 규제 안을 마련하는 것도 드론을 잘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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