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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우버 반대시위 확산…공유경제 성장통

게시자: 남호준, 2014. 7. 3. 오후 10:30
정선미 기자 | 2014/06/12 16:53:47

 
이동 수단의 새로운 혁신인가, 무면허 불법 승차 서비스인가?

차량 공유업체 우버의 사업 확장에 뿔난 택시업계의 반발이 지구촌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우버와 택시업계 간 충돌이 격해지면서, 우버(Uber)와 대혼란을 뜻하는 아마겟돈(Armageddon)을 합성한 ‘우버겟돈(Ubergeddon)’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 ‘밥그릇’ 뺏긴 택시업계, 우버 반대 시위 확산

차량 공유 서비스 때문에 ‘밥그릇’을 뺏긴 택시업계들의 반발이 주요 도시 곳곳에서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밀라노 등 유럽 주요도시의 택시기사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여 인원은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는 우버 반대 시위로 유럽 도시 곳곳에서 차량 정체 현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날 런던 택시기사들은 트라팔가르 광장 주변에 모여 경적을 울리고 교통 당국과 온라인 택시업체를 비난하는 글이 새겨진 표지판을 들고 시위했다. 런던 경찰 당국은 4000~5000명, 주최 측은 1만2000명이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마드리드에서도 수백명의 택시기사가 거리로 뛰쳐나와 우버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용차 창문을 깨트리기도 했다. 밀라노의 택시기사들은 우버를 비난하는 전단지를 시민에게 나눠줬다고 WSJ는 전했다.

프랑스 택시기사들은 ‘달팽이(에스카르고) 작업’에 돌입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달팽이 작업이란 3000명의 택시 기사들이 달팽이처럼 느린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우버 반대 시위는 우버의 탄생국인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버 반대 목소리를 처음 높였던 시카고 택시기사들을 중심으로 미국 전역에서 택시 기사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8일 보도했다. 한국에서도 서울시가 우버를 고발해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 불법영업·불공정 경쟁일까?

우버 전쟁의 쟁점은 ‘불공정 경쟁’이다. 택시면허와 미터기 장착 등 택시 운행 규정을 준수하는 택시와 별도 준수 조항이 없는 우버가 같이 승객 승차 서비스를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이날 런던 시위에 참여한 한 택시기사는 “택시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와 별도로 택시면허가 있어야 한다”며 “(면허 없이 택시처럼 운행하는) 차량 공유 서비스는 불법”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유럽에서 택시 면허를 얻기 위해서는 약 20만유로(2억755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 필요하다.

택시기사들은 우버가 미터기 대신 거리·시간 등을 감안해 요금을 정하고, 교통이 혼잡한 시간대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추가 요금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6월 6일 독일 함부르크 정부는 우버가 택시 면허 없이 승객을 태우는 것은 불법이라며 서비스 운영을 금지하도록 명령했다. 베를린 정부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4월 베를린 법원도 택시연합의 항의에 손을 들어주며, 우버에 임시 영업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아직 시행되지는 않았다.

지난 2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우버가 서비스 신청을 받고 15분 이후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파리 택시기사들이 한 달 가까이 공항을 막고 파업하자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 교통 수단의 혁신일까?

우버에 대한 옹호론도 만만찮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 시의회는 우버의 영업을 공식 인정했다.

NYT는 이날 칼럼에서 우버에 대해 “신생기업 중 가장 인기 있고 가치 있는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NYT는 우버가 도시 교통 시스템을 더 저렴하고, 유연하며,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재편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NYT는 우버 서비스가 널리 퍼지면 개인 자동차 시대가 저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우버 관계자는 “이코노미형인 우버X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택시보다 30% 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주정부도 우버 같은 서비스가 확대되면 보유 차량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 환경오염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우버가 택시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 택시의 경우 대부분의 도시에서 공급이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서비스 수준도 별로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우버는 부족한 택시 대신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도 요금을 결제할 수 있어 편하다. 개인 차량을 이용했을 때 생기는 주차 문제도 덜 수 있다.

데이비드 킹 콜롬비아대 조교수는 “만약 자동차가 5~7일동안 주차장에만 서 있다면, 이는 고정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에 말했다.

일자리도 늘어난다. 우버는 블로그를 통해 한 달에 2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우버X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연평균 소득은 9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공유경제의 성장통?

우버에 대한 택시업계의 시위는 공유경제와 전통산업과의 충돌 사례 중 하나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공유경제란 물건·공간·지식·서비스 등을 인터넷과 모바일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여럿이 공유해서 쓰는 협력 소비 경제를 의미한다. 온라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와 차량공유 앱 업체 리프트 등이 있다.

공유경제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일부 나라에선 기존 전통산업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유경제를 지향하는 신생업체의 탄압에 나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을 운영한 사람에게 면허 박탈과 고액 벌금 등을 부과했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라피드에서는 에어비앤비 운영 규정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291달러가 들어가는 관련 면허를 받아야 하며, 주택도 실소유여야 하고, 한 집당 방 하나만 대여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말리부 시의회는 등록을 하지 않고 관련 세금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에어비앤비 등 60개의 숙박공유업체에 소환장을 보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파괴적 혁신과 기존 산업 간의 갈등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혁신은 법과 규제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먼 워커 브리튼연구소 원장은 “블랙캡(영국 택시)은 수십 년 동안 런던의 상징으로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혁신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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