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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스터 피어스 CEO "공유경제로 무너진 공동체 회복"

게시자: 남호준, 2014. 9. 7. 오후 8:29
유진우 기자 | 2014/09/08 09:00:00

 
“한번 보세요. 지난 70년 동안 미국인들 수입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3배 정도 늘어났어요. 반면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감은 절반 이하로 줄었죠. 믿기 어려운 얘기 아닙니까?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금 체제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공유경제는 경제적 이득을 챙기면서 공동체도 보살필 수 있는 대안이에요.”

‘스마트클라우드쇼 2014’에 맞춰 2일 한국을 찾은 비영리 공유경제 단체 ‘피어스(Peers)’의 나탈리 포스터(Natalie Foster)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포스터 창립자는 유명한 ‘공유경제 전도사’다. 그는 미국 민주당과 오바마 정부에서 일하다 지난 2013년 여름 동료들과 힘을 합쳐 시민단체인 피어스를 설립했다. 피어스는 창립 초기 공유경제의 개념을 알리는 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한 공유경제 규제 마련을 위한 정책 캠페인에도 참가하고 있다. 피어스는 공유경제를 사업 모델로 설명하기보다는 공동체적 삶을 꾸려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본다.

그는 이날 스마트클라우드쇼에서 아룬 순다라라잔(Arun Sundararajan)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이병태 KAIST 경영학과 교수·조산구 코자자 대표·김지만 쏘카 대표와 ‘공유경제의 진화’란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포스터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지난 2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서울시의 공유경제 관련 정책들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포스터는 서울시가 추구하는 공유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서울만큼 공유경제와 관련된 성과를 내거나, 비전을 보여주는 도시는 아직 없습니다. 샌프란시스코요? 현직에 있는 에드 리(Edwin Lee) 시장은 현상유지를 하고 싶어하지, 공유경제 규모를 키우려 하진 않아요. 공유경제를 활용하면 사람들로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는데도 말이죠.”

그는 또 공유경제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을 덜 가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제가 사는 멕시코 마을에서는 아직도 물물교환을 합니다. 대장장이 장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받고 대신 남는 음식을 주는 식이지요. 돈이 오가지 않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아요. 서로 친해지는 것은 물론이지요.”
 
다음은 기자와의 일문일답

- 언제부터 공유경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나.

“부모님 고향 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모님은 미국 중부 캔사스주(州)에 스태포드(Stafford)라는 작은 농촌에서 살았다. 마을 사람 모두가 밀 농사를 짓는 시골이다. 신호등이 하나밖에 없고 수퍼마켓도 하나 뿐인 작은 마을이다. 몇 년 전에 딱 하나있던 수퍼마켓도 운영이 어려워져서 문을 닫았다. 그 결과 마을 주민들은 멀리 차를 몰고 나가야만 생필품을 살 수 있었다.
이런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 보니, 지난해 주민들이 기금을 모아 새로운 슈퍼를 하나 열었다. 공동체가 소유하고 자원봉사자가 운영한다. 지역 생산자들이 자기들 물품을 가져와 팔고, 마을 사람들은 여기서 밀크셰이크를 마시며 얘기 나눈다. 이전보다 더 성공적이었다.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 원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공유경제의 희망을 봤다.”

- 피어스는 어떤 역할을 하나.

“공유경제가 자리잡을 만한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게 피어스의 가장 큰 역할이다.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뉴욕, 스페인 바르셀로나 같은 곳에서 공유경제를 법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어스를 세우기 이전에는 오바마 정부에서 공유경제 개념을 정책에 활용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 공유경제가 현재 경제 체제의 대안이 될 수 있나

“미디어에서 공유경제를 이야기하면 주로 사업적인 관점에서 이 주제를 다루거나, 시장 가치를 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공유경제는 어려운 비즈니스 개념이 아니다. 한국에 ‘계’라는 것이 있다. 멕시코에선 ‘탄다시’라고 한다. 꾸준히 돈을 내다가 자기가 탈 차례 되면 목돈을 얻는 똑같은 방식이다. 공유경제의 오래된 형태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경제를 별안간 생겨난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데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던 말이다.

내가 사는 멕시코 와하까(Oxaca)에서는 지금도 서로 물물교환을 한다. 대장장이 장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받고, 대신 남는 음식을 준다. 이들은 고대 아즈텍 때부터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돈이 오가지 않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에는 이런 게 없다. 미국인들은 고립되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부를 많이 축적할수록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미국인들의 수입은 1940년대보다 약 3배 정도 늘었지만, 행복감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혼자 살거나 혼자 밥을 먹는 사람 수는 지난 40년 동안 2배가 늘어났다.

하지만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의 계를 조직할 수 있고, 필요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계를 조직하고 자발적인 대출을 할 수 있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무엇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연결된다. 현재 경제 체제에서 무너진 공동체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 공유경제에 두드러지게 참가하는 계층이 따로 있나.

“연령대는 다양한 편이다. 언론 매체처럼 젊은 사람 위주로 참여하지 않는다. 30대,40대,50대가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5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성별이나 소득 수준도 다소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다.”
- 공유경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면.

“공유경제 서비스를 가끔 활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공유경제 서비스를 직업으로 삼게 될 경우 몇몇 어려움이 생긴다.
먼저 기본적인 사업 운영과 경영에 대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마이크로 기업가’라고 하는 일반 사업자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겪는데, 공유경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수입의 안정성도 들쭉날쭉한 편이다. 명절에는 수입이 느는데 아닐 때는 줄어든다. 서비스 알고리즘이나 법규가 바뀌면 한 푼도 벌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직업 특성상 각종 보험 혜택을 받기도 힘들다. 그래서 도시 공동체 차원에서 미래 일자리를 만들거나, 공유경제를 구축하는 사람들의 권한을 강하게 할 필요가 있다.”

- 향후 공유경제 서비스는 어떻게 발전할까?

“앞으로 교통 수단과 음식에 대한 공유가 꾸준히 일어날 것이다. 이런 공유경제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미국 일부 도시에선 차를 ‘내 것이다’라고 여기거나, ‘나만 운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우버나 리프트 덕이다. 신선식품이나 즉석식품을 중심으로 장을 대신 봐주는 서비스도 늘어날 것 같다.”

- 공유경제가 계속 잘 굴러가려면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가.

“평판(Reputation)이 가장 중요하다. 평판과 신뢰(Trust)야 말로 공유경제의 화폐(Currency)다.”

◆ 나탈리 포스터는 누구?

나탈리 포스터는 미국의 사회운동가로 미국에서 태어나 페퍼다인대학교에서 국제학을 전공했다. 포스터는 주로 사회운동에 IT테크놀러지를 접목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미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지원조직 ‘OFA(Organizing for America)’에서 디지털 디렉터를 역임했다. 이 기간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디지털 미디어, 이메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오바마케어(오바마 대통령의 헬스케어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된 역할을 맡았다.
미국의 여성전문지 페미노믹스(Femmeonomics)는 이런 점을 감안해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주목할 50인의 여성’ 중 한 명으로 포스터를 꼽았다. 포스터가 가장 최근 창립한 ‘피어스(Peers.org)’는 공유경제 운동과 공유경제 확산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다. 포스터는 피어스를 세우기 전에 인적교류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플랫폼 ‘리빌드더드림(Rebuild the Dream)’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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