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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공유경제전문가, "우버 논란 사회적 토론 필요" "직접 타보고 규제"

게시자: 남호준, 2014. 9. 7. 오후 8:30
류현정 기자유진우 기자 | 2014/09/08 09:00:00

 
서울시가 ‘공유도시’를 선언한 지 3년째를 맞이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2기 시정에서도 거대 도시 서울을 혁신할 주요 키워드로 ‘공유경제’를 내세우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일 서울시ㆍ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4’를 앞두고 세계적인 공유경제 전문가 아룬 순다라라잔(Arun Sundararajan)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 나탈리 포스터(Natalie Foster) 공유경제 비영리 민간단체 피어스(Peers)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공유경제와 도시 발전’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순다라라잔 교수는 인도 출생으로 인도공과대학에서 전자공학 학사 학위, 미국 로체스터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디지털 경제 분야의 권위자다. 포스터 창립자는 공유경제 운동의 확산을 목표로 하는 피어스(Peers.org)의 공동 창립자이며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미국을 준비하는 모임(Organizing for America)’에서 디지털 디렉터를 역임했다.

순다다라잔 교수와 포스터 창립자는 최근 서울시가 모바일 차량 예약 앱(일명 콜택시 앱) 우버를 불법이라고 밝힌 데 대해 박 시장의 입장을 궁금해했다. 우버는 논란이 있지만, 대표적인 공유기업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공유경제라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고 새로운 실험이기 때문에 기존의 법이나 관행과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제도와 규범을 만들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토론을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 순다라라잔 교수와 포스터 창립자의 대담 전문. 대담 진행은 우병현 조선비즈 총괄이사가 맡았다.

▲사회자(우병현) = 박 시장과 해외 전문가들이 공유경제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새로운 내용이 많이 나오도록 대담을 진행하겠다. 우선 박 시장께서 서울시가 준비하는 새로운 공유 경제 정책을 소개해달라.
 
▲박원순 = 지난 2012년 공유도시를 선언하고 나서 2년 동안 일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예컨대 조례를 만들어 공유 경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서울시에서 우수 공유기업을 지정하기도 했다.

시민의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은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서울시의 25개 구청이 공유기업을 키우고 공유 활동을 확산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예컨대 각 구청의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학교 운동장이 동네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던 운동장을 개방하고 주민을 초대하면 많은 것을 함께 할 수 있다. 지역 도서관의 역할도 크다. 이런 구상을 바탕으로 교육감과 만나기도 했다. 서울시에만 학교가 700개가 넘는다. 나눔의 전진 기지로 만들 수 있다.

▲사회자 = 아룬 교수와 포스터 창업자는 박 시장의 공유 정책 및 리더십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 새로운 계획에 대한 조언도 부탁한다.

▲아룬 순다라라잔 =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을 박 시장으로부터 직접 듣게 돼 기쁘다. 박 시장께서 시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크게 동의한다.

지난 50년간 세계의 대도시들은 고립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짙었다. 이제 도시들은 일상생활에서 공유 활동을 촉진하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와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사회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각 구청이 공유 경제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 ‘분권화’ ‘자치’는 공유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다.

▲ 나탈리 포스터 = 나는 공유경제를 많은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도록 비디오나 출판물들을 통해 ‘스토리 텔링’을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학교에서도 공공 도서관에서도 할 수 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또 개개인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자 = 지금 서울의 공유경제가 성숙하면서 공유 경제와 기존 경제가 부딪히고 있다. 무조건 규제를 푸는 것도, 기존 규제를 고수하는 것도 정답은 아닐 것이다. ‘스마트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원순 = 그렇다. 공유경제라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고 새로운 실험이다. 기존 법, 관행과 충돌이 가끔 일어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불러 이용할 수 있는 우버와 빈방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등이 서울에서 사업을 확정하면서 그러한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 아룬 순다라라잔 = 에어비앤비 등과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과거에는 제공하지 않았던 서비스, 가능하지 않았던 거래와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 그 점은 좋은 것이다. 정부가 해야할 것은 새로운 시장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시장 때문에 또다른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한다.

▲ 나탈리 포스터 = 현재 법 체계는 과거 경제 체제에 맞춰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맞는 새 규제도 내놓아야 한다. 과거와 달리 (소셜 미디어와 빅데이터를 통한) 평판 시스템도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서울시가 새 규제를 만드는 세계적인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시가 직접 체험하고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나의 어머니도 낯선 사람과 어떻게 차를 같이 타느냐고 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시를 타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박원순 = 오늘 밤 우버 택시를 이용해봐야 하나. 내가 우버를 탄다면, 택시 기사들이 크게 비난할 것이다. 그렇게 어려운 입장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자 = 그렇다면 서울시는 이 문제에 어떤 원칙으로 대응하실 계획인가.

▲박원순 = 서울시에는 택시만 7만대가 있다.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우버 택시 등이 등장하면 택시 종사자들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시 정부 입장에서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택시업계도 우버 못지않은 서비스로 무장해야 할 필요도 있다.

시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 공유 경제 때문에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은 무엇이고 공유 경제를 방해하는 제도들은 무엇이며 기존 법과 규제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개선되고 또 준수되어야 하는지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토론이 필요하다.
 
▲나탈리 포스터 = 공공 인프라와 새로운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 차원에서 택시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런 노력도 좋다. 공론화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자 = 세계 각 도시들이 모여 규제의 기본 프레임을 논의하는 것은 어떤가. 도시 간 연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원순 = 서울은 인구 밀도가 높다. 거의 대다수 시민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시민 누구나 24시간 모바일에 접속가능한 곳이다. 서울이 다양한 종류의 혁신과 공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의 경험을 세계 도시와 나눌 의향이 있다. 아룬과 나탈리, 두 분의 전문가도 서울에 오셨으니 우리의 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달라.

▲나탈리 포스터 = 세계 도시가 규제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기업에도 이롭고 도시에도 이로우며 시민에게도 이로운 새 규제를 만들었다.

▲아룬 순다라라잔 = 공통된 규제 만들기 위한 대화와 논의도 중요하지만, 먼저 선진사례들을 공유하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또 도시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기술 수준, 인프라, 인구 구성원 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시 사례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자 = 미국의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코자자, 비앤비 히어로 등 유사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공유 기업들이 이른바 ‘승자독식(Winner takes all)’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공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공유 기업과 지역 공유 기업이 제휴를 통해 상생하는 방법이 있을까.

▲아룬 순다라라잔 = 어려운 문제다. 글로벌 공유 기업의 비즈니스 확대도 중요하고 지역 공유 기업의 자생도 중요하다. 에어비앤비와 우버의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답변도 다르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관련 업체의 경우는 소비자들이 대체로 전 세계적인 입지를 가진 공유기업을 선호한다. 숙박 공유기업은 ‘승자독식’ 형태의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에어비앤비 같은 기업은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지역 기업과 제휴하는 것이 에어비앤비한테도 좋고 지역 기업에게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버택시와 같은 교통 공유기업의 경우 지역적인 서비스를 잘 하는 기업이 더 우세할 가능성이 크다.

▲나탈리 포스터 = 특화 노력도 중요하다. VRBO(Vacation Rental By Owner)는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방을 빌려줘 인기를 끌고 있다. 스페인에는 아이와 함께 여행하려는 가족에게 방을 빌려주는 기업도 있다. 한국의 코자자는 한옥을 빌려주는 데 특화돼 있다. 앞으로는 힐튼 같은 큰 호텔들도 공유 경제 영역에 들어올 것이다. 이런 움직임들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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