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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원전·脫석탄" 경제성보다 환경… 전기료 상승 불가피

게시자: 이엽, 2017. 5. 16. 오후 9:49
문재인 대통령 에너지 관련 공약은 '탈(脫)원전, 탈(脫)석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원자력발전소와 미세 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 비중을 낮춘다는 게 핵심. 대신 LNG(액화천연가스)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비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발전 단가가 싼 원전·석탄화력 의존도를 줄이고 친환경에너지 비중을 높일 경우,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원전 8기·석탄발전소 9기 중단 위기

문 대통령은 신규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고 현재 공정률이 27%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를 폐쇄하고 앞으로 설계 수명이 다하는 원전은 즉각 문 닫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1~4호기.
 부산 기장군 고리 원자력발전소 1~4호기.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기간‘탈(脫)원전’공약을 내걸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을 새로 짓지 않고 현재 공정률이 27%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라도 공정률이 10% 미만인 경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원전은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8기가 취소 대상이다. 석탄발전소는 삼척포스파워 1·2호기와 당진에코파워 1·2호기 등 미착공한 6기, 고성하이1·2호기 등 공정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3기가 중단 대상이다. 계획됐던 원전·석탄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면 이미 공사·설계 등에 투입한 비용 수조원을 감수해야 한다.

원전·석탄화력을 줄이면서 발생하는 전력 부족분은 LNG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평균 40%대에 그치고 있는 LNG 발전 설비 가동률을 60%로 높이고 전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4.7%에서 2030년에는 2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력 공급의 39.3%는 석탄이, 30.7%는 원전이 담당하고 있다. LNG발전은 18.8%,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4.7%다. 하지만 공약에 따라 원전과 석탄화력 건설을 중단한다면 오는 2030년 원전 비중은 18%, 석탄은 25%로 떨어진다. 대신 LNG는 37%로 비중이 가장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h당 발전 단가가 싼 원전(68원)과 석탄화력(73.8원)을 줄이고 LNG(101.2원)·신재생에너지(156.5원)로 전기를 만들 경우, 원가가 상승해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친환경에너지 확대는 맞는 방향이긴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 선대위 환경에너지팀장을 맡았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 공약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전기 요금이 지금보다 25% 안팎 인상될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현재 5만5080원인 4인 가구 월 전기요금(350㎾h 사용 기준)이 13년 동안 1만3770원 정도 오르는 셈. 김 교수는 "원전이나 석탄발전에 따른 각종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에너지 계획은 최소 10년 앞을 내다보고 추진해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얼마만큼 빨리 발전할 것인지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에너지 믹스(발전원별 비율)를 조정한 다음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유 규제 본격화… 경유값 인상하나

경유 사용 규제 강화 여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발표한 미세 먼지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개인용 경유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미세 먼지 배출 기여도에서 경유차가 29%로 1위, 경유를 쓰는 디젤엔진이 장착된 건설 기계가 22%로 2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기준 전국 개인용(비사업용) 경유 승용차는 501만4437대다.

문 대통령은 중장기 계획을 세워 개인용 승용차를 도로에서 퇴출하고, 대형 경유 화물차나 건설 장비에는 미세 먼지와 이산화질소 저감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매연을 내뿜는 노선 버스도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전면 교체할 방침. 경유세 인상도 거론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경유차를 규제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2030년 경유차 퇴출'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도가 세다"며 "공약대로 경유차가 없어진다면 신규 판매 시장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에도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유 업계도 경유차 운행 금지로 경유 소비량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가공해 생산하는 석유 제품 중 경유는 20~30%를 차지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일방적 전면 금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유차를 줄이는 전략이 낫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1/2017051103459.html#csidx884b66ad57e0bbab36583115135073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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