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대출

소비자는 채무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일이 급증하기 시작하였고, 채무를 회수하지 못한 카드사들은 부실에 시달리다 파산하여 타사에 인수되는 경우도 생겼다. 정부에서도 뒤늦게 규제를 강화하였고 소비자들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지만 이미 상당한 충격을 받은 다음이었다. 게다가 현금서비스의 급증은 사태의 악화를 부추겼다. 현금서비스는 금리가 당시 연 30% 수준으로 은행 대출보다 훨씬 높았지만, 담보가 없거나 신용등급이 낮아도 쉽게 돈을 인출하여 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금융상품이었고, 이 때문에 2002년 카드 이용금액 중 현금서비스 이용액 비중은 무려 60%를 차지했다.


또한 카드사들의 부실은 '카드채' 라는 유동화증권의 한 종류가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알다시피 카드사들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결제를 일단 대신 해 준 뒤 이 돈을 카드대금 결제일에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한다. 또한 현금서비스의 경우 30% 수준의 고이자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 역시 좋은 수익 상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카드사들이 급격히 고객을 늘리려다 보니 카드채를 발행하여 단기로 자금을 많이 차입하면서 발생하였다. 원래 유동화증권은 기업 부실 채권이나 자동차 채권 등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추진하면서 2000년대 초반에는 카드채가 압도적으로 유동화증권 발행 중 상위 순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은 카드채 이자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이를 보다 못한 신용평가사들이 카드채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2차 파국이 시작되었다.


당시 국민, 우리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은행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회피할 수 있었고, LG카드삼성카드 등 대기업집단 소속의 카드사들은 계열사 증자나 채권단 증자 등의 방식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으나, 외환카드의 경우 외환은행이 카드사의 부실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탓에 결국 자금 수혈이 필요해졌으며, 이는 론스타로의 매각을 초래했다. 또한 이후 론스타의 먹튀 논란이 불거지며 사모펀드의 구조조정 참여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는 등의 사회 현상도 나타났다. 증시는 2002년 한 해 동안만 무려 40%가 넘게 하락하였다.